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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를 기리는 방법들

2009.09.30 12:03

약초궁주 조회 수:1233 추천:123

추석차례 차릴일들이 닥쳐오니

여자환자들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무사히 잘 치르겠다는 각오와 다짐도

하겠지만.

전전긍긍 걱정하는 얼굴도 있다.

 

난, 일주일 먼저 차례지낸 우리 집 사연을

들려주면서 물어본다.

 

가장 끔찍한 집안.

홀시아버님을 모시고 사는집.

차례 3대를 지내면서...

자손없이 돌아간 작은 할아버지도 챙기고

이번에는 시어머니가 돌아가셨다. 도합 6명.

 

그럼 어떻게 상을 차리나?

 

1 상은 그대로 두고 메와 탕만 갈아가며 지낸다.

(과거 나의 시집은 이랬음)

 

2 증조부모 한상.

조부모 한상

작은조부 한상.

시어머니 한상....이렇게 상을 갈아가며 지낸다.

우리 몸약한 환자가 여기에 해당하는 것.

 

오늘 들은 통쾌한 방법은~~~

-나, 날라리 맏며느리라서

우리집은 사진 몽땅 올려놓구 한번에 지내요.

 

근데 시압지가. 나죽거든 느이들 맘대로 해라

이러시진 않을까?

 

그 양반에게 말하고 싶다.

당신 아내, 명절에 한번 환하게 웃고 놀지 못하고

시름시름 앓고 고생하면서도 상갈아가며 제사지낸게

후회되지 않으시냐고. 미안하지 않으시냐고.

 

명절. 죽은 자들에게 휘둘리는 대신

간소하고 조촐하게 마음으로 추모하고

산자들의 즐거운 축제가 되어야 하지 않을

.

죽은자를 기억에서 놓아주라

 

- 공광규 시인.

 

시간 안에서

일찍 죽거나 늦게 죽는 법이란 없다

 

아까운 생명도 없으며

살 만큼 살고

때가 되어 돌아간다

 

살아있는 자의 염려와 무관하게

흙과 잘 지내고

나무뿌리와 풀뿌리가 가서 친하려 한다

 

그러므로 따뜻한 저승은

차가운 이승을 기억할 리 없다

 

그러므로 살아있는 자도

죽은 자를 기억에서 놓아주라

 

끔찍한 기억도 죽은 자를 관 속에서 꿈틀거리게 하고

무덤 밖으로 걸어나오게 한다

 

꿈쩍하지 않는 강산 일월로 행로

그 사이에 여전히 흔들리는 나무와 풀

 

피고 지고 맺고 썩는 꽃과 열매 앞에

목숨을 내놓고 편안하라, 그러면

죽은 자를 기억에서 놓아줄 수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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