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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1, 감자 썩는 냄새 소동~~2009.09.22 17:06 노화1, 썩은 감자 소동
출근했는데 집에서 전화가 왔다. 어무이시다.
-니가 감자봉투 내방 베란다에 갔다놨냐? -아니....(귀찮아서 부엌의 감자를 엄마방으로 옮길리 만무) -그럼 00가 갖다 놨나.... (딸을 의심하는 눈치신데. 본인이 알면 펄쩍 뛸일이며 얘는 집에 붙어있는 시간도 없는데 하물며 감자를 처치힐리가 엄따)
옴마 말씀으로는 당신 방 베란다에 감자봉투가 있는데 이미 썩고 있어서 냄새로 알았단다. 도데체 누가 그런 만행을 저질렀냐고 성화시다.
아. 드디어 우리 오마니 치매기가 있으시구나. 슬슬 닥치는 불안감 얼마전에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도 읽게 해드렸고 마음의 준비도 하고있는 나.
얼마전에도 내가 얼려놓은 한약스킨을 녹여서 홀라당 버리시지 않았던가. 아직도 이해가 불가하지만 인정하려고 한다.
문제는 공연히 오해를 하고 집식구들을 잡지 않으실까 염려했다. 실제로 뇌의 노화가 오면 성격이 달라져서 가족들을 당혹스럽게 만든다. 나의 바램은 부디 착하고 유연하고 부드러운 병이길 소망하는것..
일요일, 엄마를 모시고 시골 가면서 감자 이야기를 꺼냈더니. 얼굴이 붉어지시더니 깔깔 웃으신다.
-내가 oo줄려고 옷하고 감자 싸놓구서(막내딸) 까맣게 잊어 버린걸 가지구 난리를 쳤으니. 저번에두 계에 가서 정작 내 회비 안내구 돈 모자란다구 그래서 놀림받았어. ^&*
-엄마 참 다행이야. 진짜 치매오면 남을 의심하구 화내구 분노폭발하구 그런대 물건 맨날 누가 가져갔다구 삐지구 찾느라 법석이구. 없어지면 없는 대로 언제 나오겠지하구 그냥 사셔.
감자는 제대로 썩어야 녹말가루를 얻는다. 감자떡을 좋아하는 경자온냐에게 전화해서 물었다. 항아리에 감자 넣구 물넣어서 푹푹 시궁창 똥냄새 풍기면 물갈아줘가며 가라앚히구 말리구 $%^&*() 또 냄새빼느라 물에 담가두고. 그거. 진짜 공이 많이 간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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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노화가 오면, 걱정도 더 마니 느시는 것 같습니다. 긍정적 사고보다는 이제 살면 얼마나 사나 하시면서 체념하고 우울해하고. 실제로 어르신 우울증도 많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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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압지 말쌈듣고, 처음엔 죽겠더니 오늘은 참 가여우시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찌 그런 생각을 하셨는지 이해 못하는바도 아니기 때문이져. 쌤은 기막힌 일이 일어 날수도 있다는 것을 미리 마음에 준비해두고 계시네요.
처음 마음 같아선 예전처럼 직접 가서 화내고, 또 다시는 얼굴 안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오늘 드는 생각은 재서에 대한 걱정을 그런 식으로 밖에 표현해 주시는 아버님이 차암 가엾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별한 아이에게 진심, 정성을 다하여 닿아보지 않은 부모들은 이런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조금씩 나를 내려 놓으면서 아이에게 닿아가 본 사람이라면 아이가 나를 얼마나 많이 성장시키는 스승인지를 금방 깨닫게 되지요. 제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도 혼자 만의 힘으로 길러지지 않는다는 그래서 얼마나 많이 감사하게 되는지....,
또한 인내심 부족한 나 자신을 얼마나 단단히 훈련시켜 주는지....., 실제로 제 경우에는 재서와 제가 하나하나 헤쳐나가는 방법들이 고스란히 연구소 아이들, 어머님들께 살아있는 교육방법으로 전수해 드릴 수 있는 기적도 일어나고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