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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2009.09.14 12:11
피고하면 목이 갈라져 쇠소리가 난다
아주 듣기 싫은 소리가 되버려서 속이 상한다
하지만 이또한 내몸에서 나는 소리니까 받아주마
삼일 포도맡에서 일을 하고 이틀은 선배 언니 애들하고 놀아주고
잠다운 잠을 못잔 나는 결국 감기라는 녀석에게 당했다
꼬박 10일을 앓았다
때마침 집에 창원파 똥쟁이 조카까지 와있어서
더 힘들었다 녀석은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
식탁의자를 밀고 다니고 밥상이며 묵직한 화분까지 죄다 밀고 다닌다
싱크데와 찬장안에 있는 그릇이한 그릇들은 모조리 꺼내서
바닥에 흩어 놓고 빨래 정리해놓으면 어느샌가 죄다 머리에 쓰고
방바닥이며 거실바닥에 늘어놓고
앞베란다와 뒷베란다 그리고 현관문을 살짝이라도 열어 놓을 라치면
빛에 속도로 나가서 화초 잎을 뜯어놓고 화분에 기르는 부추를 뜯어먹고 울고
현관밖 계단에 대롱 대롱 매달리는 통에 맘놓고 앓지도 못했다
항상 아이를 누군가는 쳐다 보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ㅠㅠ
일주일동안 조카는 이모와 외삼촌 외할머니의 진을 쏙빼고서
부산 할머니네로 갔다
나쁜녀석 같으니라고 내가 보는 책마다 침발라 놓고 종이가좀 불으면 와서 뜯어먹고
그것도 모자라 내가 잠깐 잠을 자는 틈에 와서는 찢어 놓기까지 했다
이가 나기 시작하면서 뭐든 입에 물고 빨고
지손가락도 사정없이 빨아데고 이모랑 할머니 무릎은 심심하면 물어뜯고
조금이라도 늦게 일어나는 날은 녀석의 손에 머리카락이 한움큼씩
뽑혀나갔다 있는 힘껏 머리카락을 잡아 데는 녀석에게 우리집식구들
죄다 한번은 머리 털이 뽑히는 고통을 맛봤다 ㅠㅠ
아주 이녀석 혹시 강아지가 아닌가 의심까지 들었다
녀석이 낮잠을 자는 시간은 정말이지 고요했다
이게 우리집이 맞나 싶을 정도로 하지만 그평화는오래 못가고
딱 두시간 10분만에 끝이 나곤 했다 왜냐 그녀석 낮잠시간이 딱 고시간이니까
여하간 일주일동안 녀석쫓아다니랴 감기 앓으랴
아주 진이 다빠져서 지금은 그냥 원기 회복중이다
어제 녀석이 가고 겨우 자릴 털고 일어난 나는 엄마랑 대청소를 했다
6년넘게 어정쩡한 상태의 장농을 한쪽으로 밀어버리고 서랍장을
옮기고 이불정리하고 녀석이 침발라놓고 오줌칠해놓고간 수건들이며
녀석이 오줌싸고간 이불이며 하여간 모조리 꺼내서 세탁기에게 주고
청소길 방방마다 끌고 다니며 밀어주고 걸래로 닦고
겨우 내몸하나 움직일만한 기력밖에 없는데 어제 좀 무릴 했다
청소를 하면서도 엄마는 진저리를 쳤다
난지 9달 반된녀석이 어른 여섯을 꼼짝못하게 하고
이렇게 일거릴 만들어 놨다고 말이다
겨우 청소를 하고 나니 다리가 풀려서 빙빙돈다
나 이거 진짜 탈이 나긴 났나보다 신플 아니냐는 동생들의 걱정도 있었지만
다행히 고열에 시달리진 않았다 따뜻하게 쌍화탕 하나 덥혀먹고 이불속으로 기어들어가서
자고 나니 좀 낫다 남동생은 군에서 신플에 감염됐다가 하루만에 자릴 털고 일어났단다
정말이지 머리털나고 그렇게 지독하게 열이 난적은 처음이란다
자꾸 몸이 깔아지자 동생은 무조건 잘먹어야한다는 생각에
우유에 밥말아서 꾸역 꾸역먹고 마스크하고 매일 5키로씩 뛰던 습관대로
달렸다고 한다 다행히 다음날 열이내려서 다시 복귀했다고하지만
같이간 동기는 아직도 골골 모드란다 동생에게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던 우리는 깜짝 놀랐다
면역력이 높아서 금방 자릴 털고 일어난게 다행이다
나역시 신플일까봐 진을 빼긴 하지만 이쁜 우리 조카를 맘놓고 안아주지도 못했다
엄마는 면역력을 높여야한다며 마늘과 생강 도라질 사다 집에 쟁였다
오늘 또다시 7번째 사망자가 나왔다고 하니 엄마는 심란하신가 보다
엄마 역시 심장병을 갖고 계시기 때문에 신플을 무서워하시는거 같다
나는 아직 감기가 안떠났다 콧물이 나고 막히고 코나오고
목에 수건을 감고 코잔등에 반창고를 붙이고 돌아나니니
엄마가 놀린다 오뉴월 복다람에 이러고 다닌다고 ... 그러거나 말거나
감기 얼렁 떨어지면 좋겠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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