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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밭자유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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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한박스를 받고

2009.09.10 22:46

은수 조회 수:1426 추천:187

 

어제 정말 기가 막히게 맛이 향이 좋은 포도 한박스를 받았다

 

얼마전 상주에 있는 선배 언니 엄마 집에 가서  포도 일을 거들어 드렸는데

 

그 일에 대해 고맙다고 그 어머니와 아버지께서

 

 포도를 보내 주셨다 너무 황송해서

 

딱 한송이 먹어봤는데 맛이 너무 좋다

 

그래서  평소 가까이 있지만 자주 찾아 뵈지 못한 분들께

 

한두송이 씩 나누어 드리고 창원에서 올라온

 

우리 똥깡이 엄마하고 아빠한테도 먹으리고  인심쓰고 ㅋㅋㅋ

 

여하간 온동네 인심 다쓰고 다녔다

 

그냥시중에서 파는 포도가 아니라 아버지께서

 

사과 상자에 그것도 제일 향이 좋고 맛이 좋을거로 보내신거라

 

정말이지 너무 너무 감사하다

 

금요일 저녁에 출발해서

 

토요일 새벽에 도착했는데 아침 6시에 일어났다

 

할일도 딱히 없고 언니랑 언내 애기들 그리고 언니 동생은 단잠에 빠져있고

 

참 멀뚱하기 있기 뭐해서 마당에  풀어 놓고 기르는 닭들에게 모이도 주고

 

아버지가 포도즙용 포도를 손질 할때는 옆에서 거들어좀 드리고

 

가마솥에 포도를 끓일때는 주걱으로 넘지 않게 휘젓고

 

그냥 손이 놀기 뭐해 그렇게 도와 드리다 보니 아버지와 이런 전런 이야기도 하고

 

맘에 안드는 언니 남편 흉도 보고 ㅋㅋㅋ

 

아침 먹고는 본격적으로 포도를 땄다 워낙 바쁜 시즌이라  손님이라고 있기도 뭐하고 해서

 

난생 처음 포도를 땄다 가위를 들고 포도나무 밑에 섰는데 딱 내눈높이다

 

포도를 싼 종이를 뜯어서 안에 익었는지 안닌지 확인을 먼저하고

 

가지가 상하지 않게 송이만 따내는 일이 참 어려웠다

 

그래도 어른들과 언니에게 뒤처지지 않으려고 정말 열심히 땄다

 

그런데 이놈에 신발이 말썽이다 자꾸 둑에서 미끄러지는 통에

 

휘휘 벗어던지고 맨발로 포도밭을종횡 무진 돌아다녔는데

 

흙을 밟는 느낌이 이보다 좋은순 없다다

 

오전 오후 두번 80상자의 포도를 땄는데

 

이상자기 일반 종이상자가 아닌 과수원에서 쓰는  노란 플라스틱상자다

 

한번에 거의30송이가 넘게 들어가는데

 

언니네 포도는 알맹이고 크고 송이고 커서 무게가 만만치가 않았다

 

결국 언네 남동생한테 나르는일을 맡기고 하산 다시 포도 손질해서

 

포장하는 작업을 했다 꼬박 3일을 했는데 난 잠자리가 바뀌면 

 

아침에 일찍일어난다  쉽게 바뀌지 않는 습관이라  일어나면

 

닭밥주고 아버지 거들어드리고 뭐 그런거 하다가

 

밥때되면 밥 두공기씩 먹어뎄다 ㅋㅋㅋ 많이 먹으면 안돼는데

 

이상하게 과식을 하고 과식한것을 후회하면서 열심히 거들어드렸다

 

얼마나 도움이 될까 되려 일을 만드는것은 아닌가 걱정했는데

 

아버지께서 언니에게 넑살좋고 잘웃고 잘먹어서 이쁘다고 하셨단다

 

하하하하하  다행이다 여름휴가를못가고 그냥

 

기숙사에서 퇴직 준비했는데 뒤늦게 간 휴가라 생각하고 간  곳이

 

나에게 이렇게 맛있는 포도를 맛보게해줬다

 

집에 놀러온 친구에게 포도를 씻어 주면서

 

" 야 이포도 내가 열심히 일하고  얻어온거니까 감사한 마음으로 먹어 "

 

이러면서 오만 가지 생색을 냈다 ㅋㅋㅋ

 

아버지께서는 포도나무에 딱 한번 약을 치신다고 한다

 

요새 극성인 중국 매미라는 나방때문이다  살충제를 뿌려 주시는게 전부란다

 

그리고 나무에 좋다는 오만 가지 영양제를 그넓은 포도밭에 주신단다

 

아버지의 농사철학은

 

"  짐승과 사람이 먹는거야 짐승이 안먹는 과일은 사람도 못먹는거란다

 

건강하게 먹어야지  약을 많이 뿌리면 짐승도 사람도 못먹는거야 "

 

딱 이거다 정말 언니네 집에 있는 닭들은 포도밭을 누비며 살고있다

 

워낙 포도가 단 과일이다 보니 벌래도 많고 해충도 많은데  이녀석들이

 

다 주워먹고 다닌단다 그런데 단한마리도 약에 중독 되어서 죽은 녀석이

 

없단다 아버진 이녀석들을 보고 약을 치실 양과  회수를 정하신다고 한다

 

복숭아와 감도 이런 생각으로 농사를 지으시다 보니

 

다른집에 비해 소출이 적다고 한다 반은 사람이 먹고 반은

 

벌래가 먹는다고 어머니께서 두렁거시며 약을 더 치라고 하시면

 

" 야이놈들아 지금 복숭아 밭에 먹을거 천지다 거기나 가봐"

 

이러시면서 닭들을 복숭아 밭으로 몰아가신단다

 

물론 감과 복숭아맛은 끝내주게 좋다 크기나 모양은 좀 작고 못생긴것도

 

있지만 그맛은 따로 말할 필요가 없었다 

 

건강한 생각으로 농사를 지으시는 분이시라 그런가 웃으시는 모습고 생활도

 

아주 좋아 보이신다 늘 이렇게 건강하게 지내시라고

 

아프지 마시라고  어머니 아버지께 말씀드리니 하얗고 건강한

 

치아를 내보이시며 웃으신다    포도 한상자를 받아놓고  그때 일을 떠올리니

 

자꾸 감사한 마음이 든다 건강한 먹을 거릴 보내주신

 

오마니 아바지 감사 합니다  여기 서산 딸래미도 감사한 마음으로 포도 먹겠습니다

 

 

 

보너스 팁하나

 

 

포도를 사실때 꼭 줄기를 확인하세요

 

포도 줄기가 싱싱한게 좋은거랍니다

 

그리고 초파리가 많이 꼬이는 포도는 사지마세요

 

단네를 맡고 몰려 드는게 아니라 포고가 골아서 그런거래요

 

포도송이에 하얀 분이 많은게 좋은것인지는 다들 아시죠?

 

포도 알맹이는 멀쩡하고 색도 진한데 줄기가 메말라 있는 포도는

 

포도 출하를 빨리하기위해 사람이  인위적으로  나무양분을 조절한거레요

 

그렇게 되면 포도가 충분한 양분을 받아 익는게 아니라

 

골아서 익는거기 때문에 맛도 없고  쉽게 상한데요

 

복숭아는 좀 못생기고 벌래 먹어도 그게 건강한거니까

 

안심하고 드세요 약이 덜쳐진거니까요 ...

 

이상 포도과수원에서 은수 올립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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