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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밭자유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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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시험 끝내고...,

2009.09.04 22:45

랄라 조회 수:1075 추천:155

대입 시험 슛했고, 그 휴유증으로 한참 시달리고, 곧바로 재서 녀석 유치원 시작하느라 한 1주 반은 약초밭에 못 놀러 왔네요. 놓쳤던 좋은 글들 수두룩 올라와 있는데 나중에 섭렵하고 혹시 재서네 궁금해 할 지 몰라(착각인감) 몇자 적습니다.

 

엡! 재서는 서울대에서 자폐스펙트럼으로 분류하고 정밀 심리검사를 시작할 모냥입니다. 9월 둘째주 수요일과 네째주 수요일에 심리검사가 잡혀있는데 녀석 잘 해낼지...., 끌끌! 좁다란 진료실이 넘 싫었는지 연신 집으로 빨리가자고 졸라댔고, 담당 의사선생님 10분여 보시더니 이쪽으로 재꺼덕 분류를 해버리시네요. 허탈~~

 

반면에,

9월 1일부터 가기 시작한 유치원에선 너무 행복해 합니다. 동안 고작 어린이집을 1시간 30분만 가 있었던 터라 갑자기 8시 45분부터 노란버스를 타고 시작하여 3시가 되어서야 끝나는 유치원 생활을 어찌 해낼까 저는 간이 콩알 만해졌었는데....., 8월 28일 1시간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와서는 고만 그 유치원이 마음에 들었는지 9월1일 아침 8시에 대진유치원에 가자 하니까 눈을 번쩍 뜹니다. 거기다 아침밥까지 먹고 말이지요.

 

하루니까 그러려니 했는데, 연타석 홈런! 수요일에도, 목요일에도, 금요일에도 어김없이 8시 즈음에 일어나 아침밥을 챙겨먹고 씩씩하게 유치원 버스를 타네요. 녀석도 차암!

 

물론 유치원에서 활동을 제대로 한 것은 아니랍니다. 탐색하고 돌아다니느라 지하강당이며 동생네들 반, 자기들 반, 비어있는 형아야들 반, 옥상 정원까지 첫날과 둘째날은 누비고 다닌 모양입니다. 특히나 지하강당에 있는 물레방아 모형에 필이 꽂혀서리 2 층 자기 교실에서 사라지기도 했었다고. 다행히 재서에 대해선 모든 선생님들이 눈과 귀를 쫑긋하고 살폈나 보더라구요. 물레방아에 관심을 보이는 재서를 위해서 원장선생님은 친히 재서네 반이 있는 2층 거실로 물레방아 모형을 옮겨주기까지 했답니다. 재서녀석은 그 물레방아에 물을 부어 직접 그 방아가 돌아가는 것을 파악하고서야 물레방아 탐색을 끝냈다고 하고요. 어째튼 저는 그러한 배려에 감동 받아 눈물 짓고 말았네요.

 

오줌이 너무 마려워 바지를 먼저 내리고 화장실로 가려해서, 담임과 보조담임 그리고 여자친구들을 경기하게 만들었다고도 하구요. 지루한 이야기 나누기 시간에는 굳이 선생님들께서 재서를 동참 시키지 않고, 다른 선생님과 재서가 하고 싶은 활동을 하도록 배려해 주시기도 하셨다고 합니다. 조작 활동으로 가방과 종이컵 전화기도 만들어 가지고 왔구요. 너무나 행복해하는 재서를 보니 그동안의 아픔이 싸악 씻겨져 내려가는 기분이랍니다. 그래도 자꾸만 너무 좋아하지 말자 좋아하지 말자 해요. 동안 너무 많이 넘어져서리 괜히 좋아했다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실망할까봐서요. 그래서 행복한 것도 괜히 행복하지 않은 척 하려고 애쓰는데 힘드네요. ㅋㅋ 왜냐하면 정말로 너무 행복하거든요.

 

.교육의 기회를 주는 유치원을 만났으니 심리검사는 미룰까 했는데, 기초선을 잡아 놓자는 의사선생님 말씀을 따르기로 했네요. 제가 놓치는 것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지난 한 주를 혼자 돌이켜보면 꿈인가 생시인가 싶습니다. 제 아들 재서가 6시간 30분을 유치원에서 보내다가 오다니...., 그것도 너무나 행복한 콧노래를 부르면서 다니다니.....,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4일여만에 교실 탐색을 어지간히 마치고 돌아다니는 빈도수가 줄었다는 말도 들었네요. 이런 칭찬을 다 듣게 되다니.

 

연희어린이집 선생님도 궁금하여 전화를 주시고, 재서가 선전하고 있다는 말에 함께 기뻐해 주시네요. 이곳에서 식사지도 확실히 해주셔서, 옮긴 대진 유치원에선 재서가 점심을 아주 골고루 싹싹 잘 먹더란 칭찬까지 들었지 뭐예요.

 

이번주처럼,

다음주에도,

그 다음주에도,

그 다음주에도,

그렇게 재서가 쭈욱 즐겁게 유치원에 다닐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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