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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집 나간 언니들이 있다2009.06.16 23:54 여기, 집 나간 언니들이 있다 건강하고 당당한 비혼으로의 초대
언니네 네트워크가 10년째 운영하고 있는 ‘언니네(www.unninet.net)’에는 수많은 언니들이 ‘자기만의 방’(일명 자방이라고 불린다)을 꾸리고 옹기종기 모여 산다. 어디에도 털어놓지 못했던 이야기를 풀어내는 곳, 얼굴도 모르는 언니들이 찾아와 ‘지지’와 ‘공감’과 ‘감동’을 표해주는 공간. 인터넷 공간에 위치한 자기 공간이라는 점에서 블로그나 미니홈피와 비슷할 수 있지만, 철저한 익명성 속에서도 공감과 위안, 그것을 넘어선 실질적 연대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자기만의 방’은 특별한 공간임이 분명하다. <BR>온갖 내밀한 이야기들이 북적이는 이곳은 지난 2006년 《언니네 방》을 시작으로 방문을 열었다. ‘언니네’에서 공유하던 이야기들을 세상을 향해 풀어내기 시작한 것. 이후 《언니네 방 2》(2007), 《언니네 테그놀이》(2008)를 통해 지속적으로 말을 걸어온 역사에 이어, 올해 《언니들, 집을 나가다》를 펴냈다.
기존에 출간된 책들이 자기 욕망에 솔직한 독립적인 여성들의 삶을 보여주는 종합선물세트였다면, 이 책은 보다 선명한 주제의식을 가지고 이런 질문을 던진다. “아직도 결혼을 믿으세요?”
결혼하지 않고도 잘 먹고 잘 사는 법
발칙하고 솔깃한 이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이 책은, 어떻게 비혼의 삶을 준비하고 건강하게 꾸려갈 수 있는가를 찬찬히 제시한다. ‘눈물 흘리지 않고 가족과 이별’해야 하고, ‘결혼하지 않고 다양하게 잘 산다’는 사실을 공유하며 ‘뻔한 질문 따윈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끈끈하다 못해 끈적한 가족주의, 가족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은 녹록치 않은 일이다. 그러기 위해선 자신이 받은 상처를 드러내야 하고, 눈물과 고통에 머물지 않아야 한다. 이 책에서 기꺼이 자신의 아픔을 공개한 언니들은 상처를 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어떻게 변화와 화해로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다짐을 내보인다.
또한 혼자서도 씩씩하게 살아갈 수 있는 노하우를 시작으로, 한 여자와 한 남자의 결합이 아닌 두 여자 혹은 다섯 여자와 두 고양이가 함께 살아가는 다양한 ‘가족’들을 공개함으로써 틀에 박힌 구조에서 벗어나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이러한 사례들의 공유를 통해 혼자라는 것, 결혼 제도에 묶이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이 미숙함이나 공상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존재하는 현실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더욱 공고하게 만들어 가고자 하는 것이다. <BR> <BR>그럼에도 여전히 질문들은 따라붙는다. “병이라도 걸리면 어떻게 할래?” “혼자 사는데 도둑이라도 들면 어떡해?” 라는 물음들. 여기에 언니들은 “의료생활협동조합을 준비하고 있다”, “위험한 세상을 빙자해서 결혼을 강요하지 마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또한 좁은 공간을 벗어나 너른 운동장에서 공을 차고, 열정을 다해 땀 흘리며 춤을 추고, 여성들만의 힘으로 영화를 만들며, 몸에 좋은 빵을 만들고, 생태 공동체를 준비해가는 모습을 통해, 보이는 길 밖에서도 당당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내가 이 책을 1년 전에 읽었더라면”
지난 6일 진행된 《언니들, 집을 나가다》 출간기념회에 모인 책의 필자, 독자, 기획자, 마케터들은 하나같이 적극적 홍보를 다짐했다.
“오늘 하루, 거리에서 책을 팔아봤는데요, 이런 느낌이 들었어요. 내가 자신 있는 물건을 기꺼이 선보이는 자신감. 이런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어요.”
단순히 책을 많이 팔아서 수익을 높이겠다는 욕심이 아니었다. 나에게 좋은 것이기에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어 하는 순수한 열정이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이 책에서 원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비혼의 삶을 만나고, 느끼고, 체화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기도 했다.
따끈따끈한 신간을 앞에 두고 벌써 ‘다섯 번째 책’을 기대하기 시작하는 언니들. 현재를 기록하고 공유하면서 내일로 나아가는 이들이 “건강하게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디자인하자”고 말을 걸고 있다. 출간 기념회에 참석한 한 사람의 진심 어린 고백, 이 말을 듣는다면 당신도 이 책을 향해 스리슬쩍 손이 가지 않을까.
“내가 1년, 딱 1년 전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내 인생은 달라졌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진짜, 진짠데.”
* 문화미래 <이프> 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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