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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밭자유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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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글을 읽었다. 명징한 글. 맑은 글

서늘하고 뭉클 한글.

간절한 글. 기도며 시였다.

 

오체투지순례단에 관한 이주향 교수의 글이다.

한겨레 신문에 연속으로 기고된것을 퍼왔다.

내가 다시 태어나도 

이교수의 처럼은 못쓴다 싶어서.

 

하루 종일 비가 온 어제

100여일 동안 지리산을 출발하여

게룡산을 거쳐 남태령을 넘어 서울로 입성한

오체투지단이 시청앞에서 조계사로 자벌레처럼

기어갔단다.

 

노란 비옷을 입은 순례자들의 사진을 보곤

아...먹먹해졌다.

출구없이 달려가는 세상이 다시 왔는데

희망이 없는데, 팔 다리 모두 꽁꽁 묵이고

입에 재갈을 물리고자 하는데.

 

사람들은 이렇게 갈수밖에 없구나.

너를 허물하기전에 나를 허무는 일.

 

이번 주말엔 틈을 내서 비슷한 몸짓이라도

흉내내봐야 하지 않을까.

어디서 한들 어떠랴~

 

~~~~~연속기고/ 너는 온몸을 던져 본일이 있느냐.

수원대 철학 이주향 (한겨레 신문 펌)

 

 

오체투지단을 처음 본 곳은 지난해 가을 남원이었다. 지리산에서 내려온 지 한 달, 그들은 차들이 쌩쌩 지나가는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 몸을 던지고 있었다. 햇볕에 익고 바람에 그을린 촌스런 얼굴에선 땀이 뚝뚝 떨어졌다. 그런데 그들은 아름다웠다. 저리도 촌스런 사람들이 아름답다니?!

 

그들은 시(詩)였다! 나는 내적으로 고요하고 경박하지 않아 외적으로 꾸밀 필요가 없는 무서운 아름다움을 본 것이었다. 그 아름다움은 문득문득 내 마음 허기진 곳에 내려앉아 명징한 질문을 만들었다. 너는 그렇게 온몸을 던져본 일이 있느냐.

 

 

 ......

그들이 온몸을 땅에 던져 호흡할 때마다 내 속의 허기가 공명하고 내 속의 자연이 깨어난다. 거리를 성당으로, 법당으로 믿고 자기 있는 곳을 세상의 중심으로 만드는 저들이 부러웠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그들과 함께 온몸을 땅에 던지는 일을 막는 사람은 없다. 나 자신 말고는.

함께 오체투지를 해보는 건 어떨까? 시간이 날 때마다, 아니 시간을 만들어서 목적도 지우고, 목표도 지우고, 그러나 간곡하게 마음을 다잡아 나를 던져보는 것이다. 그다음 내가 보고 느낀 세상을 나만의 언어로 풀어내 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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