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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눔의 박가 집에 시집와서 이 고생이여~~

2009.05.18 19:45

랄라 조회 수:1366 추천:171

뚜닥뚜닥 한바탕 아버지의 지랄이 지나가고 나면, 공포에 질린 마음을 진정할 새도 없이 우리덜은 엄마의 그끝이없는 신세한탄을 들어야만 했다.

 

이 어린 시절에 나는 이미 박진규 라인을 버리고, 홍남례 라인을 선택했지만 엄만 한번도 우리덜을 자기 라인이라고 확실하게 인정해주지 않는 듯 했다. 지랄발광하는 아버지도 공포스러웠는데 엄마의 그 질긴 신세타령에 쌩머리가 아팠어야 했으니까.

 

엄마의 신세타령 중에 가장 상처가 되는 말은 바로 내가 이눔의 박가 집에 시집와서 내가 이 생고생이라는 말이었다. 어린 나이에 곰곰 생각해보면, 나는 아버지 성을 따라 '박정화' 그래서 엄마가 쏟아내는 그 욕소리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었다. 얼마나 얼마나 내가 박씨라는 것을 원망했는지 모른다. 엄마따라 '홍'씨였더라면 을매나 좋았을까는 생각을 수도 없이 해봤다.

 

엄마가 내 지른 그 소리는 마음의 선을 그어 나는 도저히 엄마의 라인으로는 들어갈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엄마의 말에는 '박'씨는 저주스러운 피(충동적이고 술만 먹으믄 지랄발광하는)가 흐르고 자기네 '홍'씨는 우월한 양반의 피가 흐른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었다. 물론 이모들 외삼촌 중에 우리 압지처럼 발광하는 사람 없으니 엄마 말이 일리는 있지만, 아~~ 나는 어쩌란 말인가!!

 

재서 아빠랑 이혼을 생각하면 진지한 갈등에 있었을 때, 재서 아빠가 나를 힘들게 하자 울 엄마 재서를 보면서 '이눔의 최가놈의 자석'하고 원망의 말을 날렸다. 그 순간 나는 눈에서 불이 섰다. 엄마 앞에서 지랄지랄 개지랄을 다 떨었다. 재서가 워째 최가냐고. 이혼함 내가 키울 것이고, 성도 당당히 박가를 붙일거라고. 난 엄마한테 하도 질려서인지 재서아빠랑 아무리 싸워도, 내가 이눔의 최씨 집에 시집와서 이 고생이다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아니 말도 안할뿐더러 아예 그런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아이가 무신 죄가. 태어나기를 선택할 수없는 존재덜 아닌가. 나 또한 처음엔 좋을 것이라 생각해서 살 섞고 애 만들지 않았던가. 살아보지 그게 아닌게 문제이지 처음부터 문제였던 것은 아니지 않은가.

 

쌤 말쌈대로 배우지 못해,

배움이 짧아 울엄만 그랬으까.

하지만 나는 싫었다. 지랄하는 압지도 싫었지만, 자기 새낄 그 지랄하는 압지랑 한 통속 한 쓰레기통으로 쓸어 넣고 자기는 고고한척 쑤욱 빠지는 엄마의 그 발언 정말로 얄미웠다. 그야말로 나는 '박홍정화'가 아니던가. 감춰져 있다고 내속에는 엄마피가 흐르지 않더란 말인가? 엄만 워째 저리 정 떨어지게 얄밉게시리 '내가 이눔의 박가 집에 시집와서.....,' 하는 신세타령을 한두번도 아니고 매번 같은 래퍼토리로 반복할 수 있단 말인가. 아이구야 지겹다 증말.

 

물론 지금은 울 엄마 나한테 이런말 안한다.

재서의 나이 만큼 엄마랑 한지붕에서 살아오고 있는 나!!

엄마가 압지에 대한 원망 하나,

박가에 대한 원망 하나 늘어질 때마다 내가 지랄 발광을 해서이다. 내가 지랄발광을 해서 그렇지 우리 엄마 속 마음이 바뀌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울 엄만 지랄 발광하는 나는 울압지 닮았다고 하고, 책임감 있게 연구소 운영해 나가는 나는 자기 닮았다고 한다. 차암 얄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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