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yakchobat.com/files/attach/images/671/aa586f70698924dea235ebf53f68a6f2.jpg
  logo    
약초밭자유놀이터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삭제되거나 이동 될수 있습니다



긍정 이전에 있는 그대로를 이해하기

2009.05.12 13:28

주렁주렁이룸 조회 수:1250 추천:156

오늘 아침에 정혜신쌤이 케이비에쑤에 나오셔서 심리분석에 대한

어드봐이쓰를 해주시는 걸 우연히 봤네요.  말씀하시는 어투를 예전부터

그닥 호감스럽게 보지 않았드랬써여^^ 하도 자연스런 약초밭쌤의 방송

을 보다보면 반듯반듯 나긋나긋 이릉거 취미 없어지거덩여...ㅎㅎㅎ

근데 오늘 보니 그런 모습 보다는 좀 편안해진 모습으로 강의를 해주시

는 것 같아서 한참 집중했답니다.^^

 

정혜신쌤 말씀 중에 그래도 가장 공감을 했던 부분이 있습니다.

심리 어드봐이쓰 중에 우리들이 어떠한 일을 겪거나 맞닥드렸을 때,

그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건 매우 중요하지만, 그 것 이전에

먼저 해야 할 것은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는 것' 이라는 말씀.

백번 공감합니다. 우리는 실제 벌어진 일로부터 사실 많은 도피를

하지요. 긍정적 생각도 도피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객관적인 것이

있기나 한지 아리송 하기도 하지요. 누구나 자기 식대로 객관이니까요.^^

그렇지만, 적어도 자기 내면에서 벌어지는 것 하나는 스스로 잘 '관'할 수

있다는 거지요. 무엇이 벌어지고 있는지, 회피하고 있는지, 단절하고 있

는지는 자기 자신만이 알 수 있으니까요.

 

여튼간에, 우리가 가장 잘 알 수 있는 대상은 자기 자신임엔 틀림 없지만,

늘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 가장 잘 모른다고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왜그러냐면, 성가시고 불편한 것으로부터 늘 도피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자기 위안이 필요한 사람일지라도 먼저는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보는 것이라고 합니다.

 

제가 아는 어떤 사람이 학교 기간제 교사인데 아이들이 무지막지하게

뎀비고 말 안듣고 제멋대로여서 수업이 제대로 안 되었답니다. 한 아이가

유독히 말을 안 듣고 선생에게 반항하고 욕하고 그랬다지요. 그 학생을

조용히 불러다가 '네가 원하는건 관심과 사랑인 걸 안다. 네가 그렇게 행

동하지 않아도 너는 충분히 사랑스럽다.'라고 했답니다. 이 이야기를 듣는데

저는 너무 기가막혔습니다. 그 말은 거짓말이기 때문이죠. 그 거짓말을 듣고

아이는 더 심각해졌고, 완전히 포악해졌죠. 이 교사는 자신이 베풀려는 사랑

이 뭔지도 모르고 날뛰는 아이가 미워졌고, 심리적으로 매우 공포스러움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제가 아이에게 왜 속에도 없는 거짓말을 했느냐고,

당신은 진정 그 아이가 사랑스러워 보였느냐고 물었습니다. 뭔 말을 할까요.

사랑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없었으며, 자신은 기간제 교사이기 때문에 대략

몇 개월 채우고 가면 되는데 애들이 참 안 도와준다고 생각했던게 '진실'

이었음에도 입에는 '사랑해주고 싶은데...'라고 되뇌이고 있는 것이었죠.

사랑은 해주고 싶은게 아니라 그냥 하는 것이 아닐까요. 있는 그대로의

내면을 남김 없이 꺼내보자고 했을 때, 그 교사의 내면에는 기간제 교사

라는 열등감, 먹고 죽을래도 없는 애정, 아이들에 대한 경멸과 관심 없음이

혼탁하게 뒤섞여 있는 내면의 것들이 줄줄이 풀려나오더라구요. 그의

비통한 울음과 함께요... 그런 내면을 감춘채 그동안 자신은 아이들에게

학생의 본분과 자세를 입이 부르트게 부르짖고 회초리 세례를 퍼부었다죠.

 

자기를 있는 그대로 본다면 뭐가 달라질까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이해하고 나면, 타인에게 불필요한 대응을 하지

않게 되며, 그도 또한 나와 같은 심경임을 이해하고 놓여나게 됩니다.

있지도 않은 애정을 포장할 때, 우리는 진심을 느낄 수 없고 상대방을

화나게 만들게 됩니다. 아이들은 교사의 눈빛 만으로도 애정의 척도를

가늠할 수 있는 척수를 가지고 있지요. 처절하지만, 내면의 것이 꺼내지고

인정하고 문제의 핵심은 언제나 자신이었음을 알게 된 교사는 이젠 더이상

자신을 속이고 그 것이 타인에게 얼마나 심리적으로까지 영향을 주는지

알게 되면서 어느 한 부분을 내려놓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제는 자신 안에서

무엇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보고 언제나 자기가 겪는 문제의 핵심에 자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저도 많이 배우죠 늘...^^

 

실제 내 안에서 벌어지는 것을 경험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두렵고

힘들고 고통을 수반하는 일 맞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마도 긍정으로

숨고, 회피로 숨고, 사랑으로 포장하고 다른 무엇으로 승화시키고 싶어

하나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928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은~~~(기특기특 보셈) [1] 약초궁주 2024.05.02 42
2927 남편이 아파요 선생님.. [2] 기특기특 2024.05.01 48
2926 86세 선배님 글에 후배가 답장 드립니다.~~ 약초궁주 2024.04.24 44
2925 전세사기 피해방어 하려면~~이런 특약조건 달아라 [1] 약초궁주 2024.04.12 39
2924 멀쩡히 출근해서 일하는 중 (공부해서 남주자) 약초궁주 2024.04.12 123
2923 4월 9화요일 휴진안내~~ [1] file 약초궁주 2024.04.03 30
2922 4월되면 흥얼거리는 노래 약초궁주 2024.03.29 36
2921 엄니들 나이드셨으니 냉장고부터 줄이세유~~제발 [1] 약초궁주 2024.03.27 49
2920 남자 구실? 진작 잘하시지 왜 이제와서 [1] 약초궁주 2024.03.21 55
2919 프랑스에선 이런 일이? (교황청만 반대라고) [1] file 약초궁주 2024.03.07 53
2918 2/29--3/4 휴진 3/5출근합니다~~ 약초궁주 2024.02.23 66
2917 연휴, 영화 한편 플랜75 보고 놀란점 [3] file 약초궁주 2024.02.13 91
2916 목요일부터 휴진 담주 13일 출근합니다,~~~ 약초궁주 2024.02.07 71
2915 어여쁜 봄아 잰 걸음으로 우리 곁에 오니라~~ [2] file 약초궁주 2024.01.31 80
2914 어제는 대통령의 염장이- 유재철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왔어요~~ [1] 약초궁주 2024.01.23 74
2913 부모님들이 죽음 공부까지 시켜 주신다. [1] 약초궁주 2024.01.23 59
2912 커피와 헤어질 결심ㅎㅎ file 약초궁주 2024.01.18 73
2911 새해에 우리 모두 더 나은 삶, 더 좋은 인간이 됩시다 [3] file 약초궁주 2023.12.30 77
2910 노브라가 가슴이 쳐진다고? 프랑스 연구결과 [1] 약초궁주 2023.12.27 53
2909 처지 바꿔 생각해 보자-신영복 샘 약초궁주 2023.12.27 40

side_menu_title

  • 약초밭자유놀이터
  • 먹고! 읽고! 걷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