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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동 할머니 (녹색평론중에서)

2009.05.08 16:22

약초궁주 조회 수:1462 추천:183

 

 

오늘 배달된 녹색평론중에서

시를 베낀다.

제목도 가슴아린 '녹색성장'에 침을 뱉으마도 잇다.

 뒤표지실린 책광고. 모두 다정하다. 간곡하다.

 

우리들의 하느님(권정생)

/ 퇴곡리 반딧불(유소림)

/달려라 냇물아(최성각)

 

 

인동 할머니

 

- 서정홍

 

 

아흔살, 인동 할머니

겨울 햇살에 앉아 하루 내내

떨어진 곡식 포대를 깁고 있다.

 

거저 가져가라 해도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을 포대를

돈으로 따지면 새 것이라도 칠팔백원밖에 하지 않을 포대를

그리운 자식처럼 끌어안고.

 

할머니 살아온 세월만큼

여기저기 닳고 헤진 낡은 포대는,

생살보다 기운 자리가

더 많은 낡은 포대는

어느새 할머니 동무가 되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겨울 햇살에 스를르 잠이 든다.

할머니 품에 자식처럼 안겨.

 

~~~할머니 품에 자식처럼 안긴  포대.

 

농촌마을에 이 어르신들 다 돌아가고 나면

누가 있어  곡식들을 정성들여 키우고 거두고 보듬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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