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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주의 데이트와 은수의 카메라 사기

2009.04.10 10:41

약초궁주 조회 수:1435 추천:160

궁주의 데이트 상대- 겨우 2살 연하. 모양-아주 쓸만하다.

심지어 턱수염도 길렀다. 멋 마니 안다. 직업은 기자겸 사진작가

등산가등 모든 스포츠 잠수까지. 아웃도어 인간.

취미-기계수집. 별명은 친정옵빠./ 나의 장비구입 매니저

 

 

문자가 띡왔다.

ㅎㅎㅎ 우린 견우 직녀 같어. 칠석 날 비맞아 가며 만나야지;.

도데체 데이트 할 시간에 형편이 안되는거다.

 

나도. 아프페스티벌에 대본 받아놓고. 인터뷰에 원고에

숙제에 치여살지.

 

연하남은 취재에 여기는 지리산 노고단/ 완도 청산도의 봄볕

어쩌구 서로 감동받는 순간 문지질만 하다. 세월이 가는거다.

 

전화가 왔다.

-강화도 지도가 있는데 이건 부채 줘야해(부채춤 추는 낭자)

지도와 상관없는 엉뚱궁주.... 하소연%^&*(

-친정 옵빠야. 나도 '환갑전에...연ㅎ애도 좀 해보구'라고 말하는 ㅡ순간

-그래 우리 연애하자.$%^&*() 그리곤 전화 끊었다.

 

 

아..이거 자기랑 하자는 거 아니고 그냥 내맘이 그렇다는 건데 꼬이는구나.

일단은 무조건 만나기로 해서. 어제. 만낫다.

 

-나. 5월에 떠나. 100일동안..

-어디가? 쑥뿌리 먹고 동굴속에?

-알프스 가....

-왠 럭셔리 스위스..나 달력만 보구 살아두 하나두 안 궁금하더만..

.

그러면서 30년동안 접고 살았던 등반의 꿈을 얘기하며

가방에서 꺼내든 책자에는...강화 상세지도랑...눈부신 샤모니 영봉과

체르마트 산행계획이다.

(둘이 말하길. 산은 북한산 도봉산. 설악산 우라나라 산에 쵝오라는건 인정)

 

 

월급도 대폭 깍인데다가 4개월 무급에 등반 비용도 엄청난 재정지출에

망설였는데...아내가 그러더란다.

당신 평생의 꿈인거. 아는데...그리고 가족들 먹여 살리느라 고생했으니

충분히 자격있다고 어떻거든 돈 마련 할테니 다녀 오라고.

아내, 나도 안다.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다.

 

친정옵빠, 큰소리로 연애하자고 꼬셔서 만나자하더니.

지 꿈에 지 아내자랑에...열정적으로 얘기하는데

백발 속에 드러나는 소년의 얼굴이 보이더라.

 

나. 밥 많이 먹으라고 ...살아 가족들 품으로 돌아오는 게

샤모니 오르는 거 보다 중요하다고. 초를 살짝 치면서 먹였다.

 

만성비염에 재채기 콧물...콜드 알러지인 그 성능 나쁜 코를 가지고

빼빼 말라서 근력도 없는 주제에 장비 짊어지고 주저얹을지도 모르는데

위;에서 아래에서 끌어주고 밀어줄 사람 없는 단독 등정.

그러나 평생-30년 결혼헤서 직장 밥벌이에 목을 매서 못이룬 꿈.

이번에 못가면 죽을때까지 후회할거라는데...그럼 가야하고 말고!

 

 

다시 나동그라진 호미 신세가 된, 나.

비염약 준비하고 살찌는 약도 주어야 하고.

<촐라체> 박범신의 산 소설. 책도 주문했다.

마음속의 빙벽을 넘는법을 예습하라고.

 

 

친정 옵빠. 주섬주섬 수첩을 찢어 메모를 한다.

부채~~

파나소닉 루믹스 LX 3 camera

이거 인터넷으로 사진 한번 봐바.

보석두 없는데 (손을 흘낏보며) 이 카메라 진짜 예뻐.

안티크에 갈색 가죽 케이스에 다이알로 되어 있고 필카느낌이 나고

..어쩌구 성능은 내가 보장할게..기능은#$%^&*(

목에 걸고 다니면 참 이쁠거여.

디카 4-50 만원보다...이거 60만원 (100만원짜리도 있지만)이

나을거여.

 

 

옵빠는 나의 장비담당 매니전데. 비박 침낭도 등산용품도

캐논 이서스 디카도 델고 가서 사게 해준 장본인인데.

내가 왜 또 앤틱 카메라를 사야 하겠노.

 

 

이건 <은수처자를 위한> 운명적인 정보가 아닐까 하는 게

나의 생각이다.

은수야. 니가 번 돈. 쓸 권리 분명있다.

욕망과 지출 사이에서 현명한 선택을 하면 좋겠지. 후회엄씨.

오땡 옵빠의 만달러나 은수의 60만원은 굉장한 값어치가

있으니. 일단 둘러보거라이.

 

내 생각에 무거운 카메라보다 더 무거운 남자도 구하고

카메라는 부실한 목과 어깨에 걸어도 부담없이

이쁘고 멋진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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