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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두루 고마워서 어쩌나.2008.12.30 14:20
크리스마스에는 종묘 경복궁 고궁박물관등 시내를 걸어다녔다. 하루종일. 동대문 광장 시장에서 빈대떡도 사먹고.
종묘 담장길을 걸어 창덕궁 쪽 (비원)으로 순라길을 걷는데 우뚝 나타난 큰 절.
저 큰절이 무슨 절이란 말이고. 시내에 있는 큰절이라면 내가 모를리가 없는디...갸우뚱.
하이고나. 기억속에서 까맣게 사라졌던 대각사. 여고시절 잠시 룸비니 클럽에 들어서 종로 3가 어둑시근한 골목길을 따라 절깐에 다니던 기억이 났다.
옴마나 그랬구나. 어쩜 이리도 기억을 엿바꿔 먹을수가 다 있는거지. 믿을수 없는 기억력의 원인은 아마도.
인적이 드물어 왕래가 사라진 길처럼 흐려지다가 구조조정 과정에서 삭제되었나부다.
뭣도 모르고 멋있어 보이던 고 3 옵빠에 대한 맹목 추종으로 댕기건 룸비니 였으니.ㅋㅋ 제 정신 차리고 풋사랑도 사그라들어. 대각사는 영영 기억속에서 아웃되었으니 불심은 불발이었던 것.
삼십여년 만에 만난 절집에 들어가서 요리조리 살펴보곤 끄덕이다 돌아왔다. 단발머리 여고생이 요리로 저문으로 법당에 앉아서 토요일 한낮 솔바람에 졸고 있던 모습이 보인다.
그제서야 미당 서정주 샘의 특강을 들었던 기억도 올라오는데. 두루마기에 때가 좀 꼬질고질하셨고 얼굴 주름이 깊었던....말씀은 도통 아리송송.
큰 어른께서 단발머리 까까머리 아그덜에게 정성껏 말해주신것이 무엇이었을까.
내가 그 나이 되어보니 그저 머리통 야물어가라고 덕담을 자극정성으로 해주셨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그러고 있듯이.
경회루 연못에 얼음이 알면 스케이트 지치던 기억도 났다. 나의 최초의 소개팅이었던 곳은 경복궁이었다. 만나자마자 짤렸던 기억이.
그 남자애는 지금 압구정동 유명한 성형외과 의사다.
귀밑머리 1샌티에 촌스런 미모인 내가 짤린게 지금와 생각하면 참 고맙다.
아니면 보톡스에 다리미질에 여념없이 다복회 계돈 붓느라 정신 없겠지. ㅋㅋ
나, 참 잘살고 있구나. 두루두루 고마워서 어쩌나.!!!!
새해 번개함 치자구.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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