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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진하는 날2008.11.20 16:40 절친한 동기 녀석이 개원한 지 한 달만에 예비군훈련으로 빠져야 된다고 저보고 대진 하루만 뛰어달라고 요청이 왔어요. 부산에서 울산까지 넘 먼 거리지만 교통비를 얹어준다는 말에 오케이.ㅎㅎㅎ 넘 많이 놀아서 마이너스통장의 바닥이 드러났거든요. 8개월만에 모처럼 진료보니 별 힘든줄 모르겠어요. 점심 먹고 삼십분 정도 베드에 누워 쉬는데, 그래도 참 남들 부러워할 만한 직업이구나 싶었어요. 추위에 떨면서 밖에서 일 안해도 되고, 발품 팔아 다니면서 영업 안해도 되고, 사람들이 이렇게 찾아와서 얘기해주니 그저 저는 겸손히 얘기듣고 위로해주고 만져주고 희망을 제시해주면 더욱 좋고... 좀 더 열정적으로 즐겁게 할 일 뭐 없나 맨날 밖으로만 시선을 돌렸는데, 오늘따라 지금 제가 하는 일이 감사하다고 느껴지더군요. 뭐, 오랜만에 해서 그럴수도 있겠죠.ㅎㅎ 개원할까 하다가 그냥 일년만 더 부원장으로 일하려고 면접보고 있습니다. 아직은 매이기는 싫은 유목민입니다. 일년뒤엔 네팔 랑탕계곡을 헤맬까, 뉴질랜드 남섬을 볼까, 이런 생각만으로도 피로한 오후가 한결 가벼워지구요. 그러니저러니 해도 저 자신이나 환자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열씸히 공부도 해야 하는데...쩝...^^:: 취직되기 전에 어서 약초밭원장님 꼭 만나뵙고 밥도 얻어먹고 시포요. 요새 울증모드인 거 같은데, 부산에서 자그마한 에너지나마 초겨울 바람에 실어 날립니다.^^ (조증일때 너무 위로 안 뜨면, 울증일때 너무 밑으로 안 가라앉더라구요.^^)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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