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집안. 딸이 안태어나서 망한 집이여.
쓸데없이 싸움질에 주색잡기만 하던 삼촌들 대신
똑똑하고 야무진 고모가 있었으면 이렇게 허망하게 스러지지 않았을텐데.

도량 넓고 개화한 할머니 닮은 고모가 있었으면
한 자락 암팡지게 해냈을것을,
가운데 달린 변변치 않은것만 믿고 천지분간 못하고 으스대다가
집안 말아먹은 일식이 두식이 삼식이 사식이( 명짧은 울압지)
오식이 육식이 칠식이
팔식이 삼촌이 울 엄니 말로는 여자처럼 쌋싹했다는데.
칠칠치 못하고 욕심 사나운 형님들 뒤치다꺼리 하는라
속 마니 썩으셨단다.

익모초야 나를 봐라. 울엄마 몸은 고달퍼도
두 다리 뻗고 맘대로 휘두루며 사시지 않니.

잘 키운 두딸 열 아들 안부러울 날이 올테니
체하지 마라. 한숨도 말구.

익모초님 그런 소리하지마세요
왜 그런 생각하시는거에요
저는 딸이 있으신 분들이 얼마나 부러운데요
엄마를 닮은 딸이 있다는게 배아플정도로 부러운데요
앞으로 누가 아들 나서 자랑하면
나는 아들 부럽지않은 금쪽같은 딸이 둘이나 있다고 자랑하세요'
아들 많은집 바람 잘날 없지만 딸이 많은집은 웃을 일만 있어여
지금은 주변에서 아들 자랑하는소리만 들으시고 좀 속상하실지 몰라도
조금 지나보세요 딸이 둘인 익모초님이 아들있는 그사람들 보다 웃고
더 많이 행복해 지실테니까요
그런생각하지마시구
예쁘고 씩씩하고 무엇보다
세상에서 엄마를 제일 사랑하는 두딸보시면서
기운내세요 화이팅입니다

남아선호사상은 진짜 우리나라 사람들 골수에 깊히 박혀 있는 것 같아.
나도 딸 낳고 보니까 '대한민국이 이 정도였나' 싶어 기가 찰 때가 많아.

오늘 딸래미 유모차 태워서 DTP예방접종 하러 보건소 가는데
어떤 나이든 아줌마가 아길 보고 씽긋 웃더니
"아들이죠?"하는 거야. 그래서 "딸인데요." 했더니,
"아들이면 좋았을텐데. 그쵸?"하는 거야.
참 나...저번엔 남편한테 애 맡겨놓고 동네 목욕탕을 갔더니
때밀이 아줌마가 "오랫만이야. 뭐 낳았어. 아들?"
딸이라고 했더니 아들 꼭 있어야 되니까 빨리 둘째 가지라고 훈계를 하길래
어이가 없었다니까. 그래서 내가 요샌 "딸이 대세예요."그랬더니 "꼭 시부모 우습게 아는 것들이 아들 안 낳으려고 한다..."며 혼자 궁시렁 궁시렁.

유모차 끌고 나갔을 때 나이든 아줌마들 들러붙는 거 겁난다니까.
핑크색으로 도배를 해서 나가도 꼭 "아들이죠?"하고 묻는 심보는 뭔데?

스트레스 받으니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야지 하면서도 그게 잘 안 된다.
내 안에 뭐가 있길래 그런 말에 감정 상하나
자학하는 심정에 빠질 때도 있고...

난 결혼하고 애낳고 보니까 왠지 내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기분이야.
정말 이상한 나라에서 헤매고 있어.

어머어머...그분이 뒷말을 빼셨네요. 딸둘이면 300점!!! ^^ 전 둘째도 딸낳았으면 좋겠는데요~ 그래서 익모초님이 부러운뎅...전 아직 하나가지고 헤매고있으니 말입니다요. 빨랑 딸하나 더 낳아서 일을 맞쳐야하거든요. 아들만 셋인 우리남편도 딸이 더 좋다하구요 저희 동서는 아들낳았는데 딸낳을때까지 계속 낳아야한다하구요. 제 친구는 아들만 둘인데 한숨쉬어요...딸 못낳았다구. 익모초님은 300점!!!이에요~~~되도록 같이 밥먹고 체하는 사람이랑은 같이 식사하지마시구요~ 언제 저랑 한끼하시죠!

답답해서 약초밭홈피에 글을 남기고도 제 자신이 부끄러워 지우러왔다가...샘, 은수씨, 압살, 계수나무..고맙습니다. 전 좀더 자라야될것같아요....사람들 말에 아직도 상처받고 있으니 말이에요....

상처 받는 익모초 마음도 이해를 할 것 같아요. 약콩이 하나만 있을 때는 몰랐을 부담까지 더 가중해서 지고 있는 것이기도 하겠죠. 그런 맘 안 먹으려 해도 올라오는게 빌어먹을 '진실' 아니겠냐구요. 이해가 가고도 남아요. 애 키워줄 것도 아니면서 낳아라 어째라 하는 사람들 보믄 솔직히 혈압이 쪼깡 올라올 때가 있거든요.ㅎㅎㅎ 그래도 나처럼 언니네 부러워하는뇬도 있잖아요. 저는 지금 이렇게 나이들어 보니 여동생이 있는게 세상 안 부러울 정도로 좋아요. 남동생은 며칠 전 웨딩마치를 통해 남으집 사람^^ 되었고요.ㅎㅎㅎ 아들도 키워보고 싶은 마음도 커요. 왜냐면 성이 다른 잉간은 또 어케 다를까...뭐 이런 것 경험해보고 싶기도 하거든요. 저는 애 하나라서 사람들이 더 쯧쯧 거려요. 그러면 사람들한테 우스겟소리로 "하나 더 낳아볼라카는데 키워주실라요?" 한다니까...ㅎㅎ

이룸한테 크는 아이는 행복할꺼야. 엄마가 툭트인 맑은 강 같으니까. 나도 강이되고 싶어. 아니, 강까지는 안바래. 그냥 실개천정도라도 되었으면...

저는 딸 둘 중 둘째의 입장에서.

어려서는 남동생 하나 안보냐는 이야기를 수차례 들으며, 내가 아들노릇을 해야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서 힘들었지요. 어느 순간이 지나니까 그런 게 다 부질없다는 걸 알았으면서도 집안에 힘든 일이 터지니까 딱 드는 생각이 "아들이 있어야 하는가"였어요. 나쁜 인간들 대거리를 하거나, 하다못해 무거운 거 드는데도 아들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나이 들면서는 왠지 아빠 입장을 이해 못해주는 것 같고. 그래서 엄마는 아빠한테 미안해진다고 하고. 나도 아빠, 엄마한테 미안해지고.

근데 아들도 아들 나름이고, 딸도 딸 나름이라는 말이 맞는 것이, 아들이 있다고 대거리를 잘하거나 무거운 걸 잘 드는 것도 아니고 내가 굳이 '아들 노릇'에 얽매일 필요 없겠다 싶더라고요.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로 아빠 엄마를 이해하고 다가서는 게 제일 가는 효도겠다 싶어요.
아빠한테는 이메일로 안부를 묻고, 엄마한테는 문자로 안부를 묻고. 이런 소소한 것들부터 앞으로 일어날 많은 일들에 대해서도, 꼭 '남자들의 방식'이 아닌 나의 현명함과 지혜를 길러야겠다고 다짐하지요.

부모님도 하시는 말씀이 부모 입장에서야 아들도 있고 딸도 있으면 좋지만, 너희들한테는 자매라는 게 얼마나 힘되고 좋겠냐고 하시고.(저희는 사이가 좋거든요) 아주 느리지만 서서히, 딸도 딸 나름, 아들도 아들 나름이라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냥 내가 선 자리에서 좋은 딸이 되면 '딸만 있어도 괜찮네'라는 생각이 확산되는데 일조하는 거 아닐까요? 으흐흐

씩씩하고 똑똑한 딸래미들이 있지만 사람들이 쿡쿡 쑤시면 서운하고 짜증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울어무니도,ㅎㅎㅎ) 뭐 어때요. 그런다고 딸들이 닳는 것도 아니고. 아마 무럭무럭 잘 자라서 좋은 딸, 좋은 친구가 될 거라고 믿어요.

--; 제 주변에는 '딸이라는게 확실하기만 하다면 둘째 (또는 세째) 낳고 싶어요" 라고 말하는 분이 너무 많아서 저는 세상이 다 바뀐줄 알았습니다...

20년 후에 보자고요 ............
딸가진 익모초 언니 홧팅....

사람들이 아들 아들 하는거 정말 지긋지긋 합니다.힘내세요 전혀 기죽지도 말구요 그런말은 그냥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