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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께...

2010.12.31 13:22

쑤기 조회 수:877 추천:94

어쩌면 여기에 글을 올린다는 것이 선생님께 조금의 누가 되진 않을까 염려되면서도 그럴마음은 조금도 없기에 글을 올립니다.

 

저번에 약을 한재 지어먹고 몸이 좋아짐을 느끼고 다시 한재를 더 지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약은 저번 약과 달라진 것 같은 생각에... 솔직히 말하면 약이 좀 덜 쓴것같아서.. 몇가지 좋아졌다는 증상에 대한 약이 빠진 처방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에 한의원으로 전화를 했더랬지요.

선생님 말씀에 달라진건 없다고 약은 맛으로 먹는게 아니라고.. "그런데 뭐가 이상하다는 거지요?"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약이 뒤바뀌거나 달라진 것 아닌가해서요라고 얼버무리며 서둘러 끊었습니다.

 

전화를 끊고 내가 말하려던 것은 이것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은... 앞전에 약을 한재 더 지어먹기로 맘먹고 선생님과 통화하던중에 제가 이것저것 질문이 좀 많았더랬죠..

그래서 통화가 다소 길어지자.. 선생님께서 우회적으로 거절의 의사를 표현하셨죠.."자기야.. 나 힘들어~~^^"라고.. 그런데 그 거절아닌 거절이 제 마음엔 크게 들렸나봅니다.

 

병만보지않고 사람을 보겠다는 홈피의 문구처럼... 선생님 저서에서 느낄수 있었던 인간미처럼...그렇게 선생님과 친밀함을 느끼며 제자신을 어린아이 마냥 무장해제하고... 한편으로는 적지않은 금액의 약도 지었으니 좀더 잘대해주실꺼야...라는 생각도 가지고 선생님께 다가갔는데 그 작은 우회적인 거절이 마치 제겐 울타리를 치고 굵은 선을 긋는 선생님으로 보았나 봅니다. 그래서 그 뒤로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그러다가 받게된 약... 처음 약을 받았을때는 전화도 손수 주셔서 복용법도 알려주셨는데 이번에는 전화가 없었습니다. 다시한번 서운했던 마음에 더 서운함이 더해졌더랬죠... 그래서 선생님께서 잘 처방해주셨을 약에 그 불편한 감정이 투사된것같습니다. 약이 조금 달라졌을수도 있고 달이는 것에서도 달라진 요인이 있었을 수도 있었을것입니다. 그래서 쓰거나 달거나 하는것에 변화가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제 불편한 감정때문일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선생님께 약이 달라진것같다는 전화를 드렸던 것이었습니다.. 전화를 드리면 선생님께서 이것저것 설명해주시며 제 마음을 알아주시라 기대했었습니다.  이런 저런 말도 없이 제 복잡한 마음을 읽어주시기가 불가능함에도 또다시 선생님의 "그런데 뭐가 이상하다는 거지요?"라는 마지막 말씀에 마음이 더 불펴해졌습니다.  전화를 끊고 생각해보았습니다... 나의 이런 불편한 마음은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 라는 의구심에 자꾸만 자꾸만 생각해보았습니다....그리고 불편한 마음을 해결할 방법도 생각해보았습니다..

 

^^ 그런데 그 방법이란것으로 생각나는 것이 이렇게 제 마음의 이야기를 선생님께 말하자..였습니다. 말씀드려서 무엇을 얻을려는것도 선생님을 난처하게 하려는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저 말하고 싶었습니다.

 

선생님...만약에 다음에 통화하게 된다면 이번보다는 조금 더 보듬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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