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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장사 민이 이야기2008.10.31 16:10 천하장사 민이 이야기 요즘은 작년에 선물 받은 꼬까옷을 진료복으로 입고 뻐기고? 있다. 민이 엄마가 딱 1년전에 보내준 무명 한복이다. 대단한 딸을 낳은 엄마. 작년 봄에 자궁에 이미 선근종과 근종이 있은 지 10년. 오랜 직장생활과 과로로 기관지염과 류머티즘등 만성 염증이 들락거리는 몸에 나이는 39세였다. 과배란 유도의 호르몬 투여로 인공수정과 시험관을 거듭하면서 작았던 자궁근종은 자극을 받아 훌쩍 자랐고 다시 폐경유도로 줄여 놓길 반복하니 어느 시기부터는 월경통이 극심해졌고 크기는 8-10센티에 육박해졌다. 과배란은 시켰지만 수정란의 질은 안 좋았다고 한다. 더 이상 임신시도는 몸에 무리가 오고 이미 선근종으로도 고통을 받고 있는 상태라 한방치료를 받게 되었다. 처음 만났을때 폐경유도 주사 때문에 얼굴에 상열이 확 오르고 땀이 나던 중이었으나 다행스러운건 자신의 몸의 상황에 대해서 이해가 깊다는 것 (의료계 직업) 선근증은 월경통이 가장 큰 질환이다. 자궁의 분비샘 자체가 두터워지고 출혈이 내막 근육층 안으로 파고들어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며 자궁 자체가 커지므로 근종처럼 일부만 제거할 수는 없다. 대체로 심한 경우 적출을 해야 하는 질환이다. 작년 8월, 임신문제로만 세월을 보내기엔 젊지 않은 나이. 10센티 미터의 근종 선근종을 가지고 이제는 욕심을 버리고 월경통과 자궁부터 보살펴주자는 목적으로 나하고 인연이 된 것은 여름이었다.. 3개월의 치료로 월경통 골반통이 잦아들고 월경의 덩어리가 줄어 편안해졌다 4개월이 지나서 11월, 좋은 소식 있다면서 산부인과 초음파결과를 알려주었다. (그녀가 다니던 병원 설명 잘해주는 친절한 선생님이 계셨다고) 8센티에서 5센티로 줄어들고 선근종 모양이 풀어지고 있다고 *감사한 일* 이라면서 둘이서 함께 기뻐했다. 12월, 시험관도 인공수정도 안했는데 자연스레 임신이 되었다. 흥분하고 열광한 우리의 주인공. (환자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게 나의 기쁨 그런 피드백 없으면 맨날 아픈 사람 워치게 볼껴) 올해 8.15 광복절을 기념하여 출산 날을 잡았다. 크크. 얼마뒤 임신으로 더 예뻐진 그녀가 찾아와 상자를 내밀었다. 열어보니 무명한복 한 벌..비싸다고 타박하니까 세일이라 안비싸다고 우기는 그녀. 곱디 고와서 입기 송구했다. 아니 무사히 출산하는 그날까지는 아직 입을 자격이 없어서 고이 모셔두었다. 드디어 8월. 인연을 맺은지 꼭 1년 뒤인 올해 수술도 아니고 유도 자연 분만으로 아기가 태어났다. (엄마가 열상을 입어 고생은 했지만 ) 엄마 뱃속의 혹들을 밀어내고 자리를 당당하게 차지하고 쭉쭉 영양을 빨아먹고 어디하나 찌그러진데 없이 무럭무럭 자라 튼튼하게 세상 밖으로 나온 민이. 마흔둥이 민이가 바로 천하장사다. 독립군이다. 챔피언이다. 젖을 오래 먹고 자라면서 엄마 자궁까지 튼튼하게 해줄 효녀딸. 민이 덕에 꼬까옷 입고 나 한번 으스대 본다. 정말 고마워 쪽쪽쪽~~~~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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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걱정 마시우.
나, 출산하러 간 병원, 나는 아파서 죽겠는데
옆방에서 들려오는 대화. 그 아들 낳은 몇호실 환자보호자 뭐 가지고 왔어?
안들었으면 좋을 말을 들은거다.
애 낳으러 가방들고 터덜걸어간 나. 저녁이 되어도
코빼기도 안보이는 남편이 야속터라.
치료비 안받고 해주는것도 아닌데 무신 선물걱정.
그저 빨랑들 좋은 소식이나 알려주시구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