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개이야기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칭송받는 이유는 무얼까.
머리가 좋아서 불을 사용해서 두발로 걸어서 또는 말과 글을 사용해서 등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은 바로 척추의 절묘한 구조에 있다.
네발짐승의 상태에서 앞발을 땅에서 들어올리고 허리를 꼿꼿이 펴고 두발로 걸으므로써 자유롭게 손을 사용하게 되고 두뇌가 발달하여 문명세계로 들어선 것이 우리 인간이다.
그런데 척추는 생각하는 것처럼 일직선으로 곧게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앞뒤로 유연하게 굴곡이 있는 탄력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 특히 7개의 목뼈와 5개의 허리뼈는 앞으로 볼록한 C(커브)모양이다.
무거운 머리를 하루종일 떠받치고 있느라 목은 피로가 자주 오는 부분이다. 옛날처럼 물동이 이고 다닐 일은 없지만 운전, 설계, 단말기를 두드린다거나 요즘 학생들처럼 20년이상 책상앞에 고개를 수그리고 있는 것은 목뼈이상의 큰 원인이다.
장시간 목을 숙이면 C커브가 없어지고 곧게 퍼져서 긴장이 생긴다. 즉 목뼈가 똑바로 되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이다. 목뼈가 눌리고 근육이 긴장되면 어깨가 결리고 굳어지며 팔로 가는 신경이 압박되어 손가락까지 저리는 경우가 생긴다.
그러므로 자신의 목에 알맞는 베개를 받치고 바로 누워서 하루종일 눌렸던 관절을 펴주는 것이 중요하다. 목을 90도로 비틀고 엎드려 자는 것은 해롭고, 아예 베개를 베지 않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것도 곧은 목을 만드는 큰 원인이다.
베개는 적당히 딱닥하고 높이 6~8cm. 길이는 되도록 길어서 이리저리 굴러도 떨어지지 않는 것이 좋다. 머리는 서늘하게 하는 것이 좋으므로 푹신한 솜이나 털로 머리를 따뜻하게 파묻고 자는 것보다는 우리 고유의 시원한 메밀껍질이 제일 좋다.
또 아기에게도 솜대신 좁쌀베개를 베주는 것은 우리 조상의 슬기이다. 요즘에는 사각목침대신 반달형으로 목곡선에 맞게 만든 나무경침도 나와 있다. 베개의 위치는 머리만 얹는 것이 아니라 어깨끝부터 머리길이의 2/3까지 받쳐주는 것이 좋다.
마지막 부탁 두가지 - 베개나 쿠션을 높이 고이고 고개를 앞으로 꺽고 누워서 TV를 보는데 아주 나쁜 습관이므로 고치고, 혈압이 높거나 뚱뚱하신 분들의 베개가 점점 높아지는데 베개속을 채우려 말고 살을 빼실 일이다. 긴 인생의 30%는 잠자며 보낸다. 좋은 잠자리 파트너의 선택 역시 현명해져야 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