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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할수 있나? (원전..필독!)

2015.01.23 17:27

약초궁주 조회 수:943 추천:93


신문 퍼오는거 안되지만
한겨레 도쿄 특파원

길윤형 기자는 이해해주리라고 믿는다.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원전.!<

[특파원 칼럼] 당신은 할 수 있나? / 길윤형


길윤형 도쿄 특파원



며칠 전 <한겨레>에 실린 칼럼 ‘두 말과 원전 이야기’를 읽다가 그야말로 “악!” 하고 소리를 지를 뻔했다. 30년으로 정해진 설계 연한이 꽉 차 현재 연장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월성 1호기의 사용후 핵연료 교체 과정에서 사고가 났었다는 내용 때문이었다. 칼럼에 따르면, 2009년 3월 사용후 핵연료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핵연봉을 한데 묶는 이음매가 파손돼 두 개는 물에 빠지고 하나는 콘크리트 바닥에 추락하고 말았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어떻게 수습을 할 수 없으니” 한국수력원자력은 작업원 1명을 직접 방출실로 들여보내 “폐연료를 집게로 직접 처리하게 했다”는 것이다. 사용후 핵연료에선 너무 위험해 인간이 10만~100만년 동안 가까이 접근하면 안 되는 고선량의 방사능이 배출된다. 누가 그 작업원에게 그런 위험천만한 작업을 지시했으며, 그 작업원은 왜 그 일을 받아들였을까. 실제 그는 4년 전 검찰에서 “몸이 아프다”고 호소했다 한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의문이 이어졌다. 담배를 피울 줄 알았다면 두어갑 정도는 거뜬히 소진했을 것이다.
.....

부끄러운 얘기지만 일본에서 3·11 후쿠시마 원전 참사가 터진 뒤에도 나는 방사선이라는 게 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멍청한 기자였다. 그래서인지 수증기 폭발로 천장이 날아가는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의 모습을 그야말로 ‘강 건너 불구경’하는 기분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사고 당시 일본 정부는 당연하게도(!) 기자들의 현장 접근을 막았는데, 얼마나 무식했으면 ‘기자라면 굴하지 않고 현장에 접근해 생생한 기사를 써야 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몇달 뒤 평소 알던 일본인 지인으로부터 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방사선과 피폭의 위험에 대해 알기 쉽게 쓴 책을 최근 읽게 됐는데 이를 번역해 줄 만한 사람을 찾는다는 얘기였다. <썩어버린 생명-피폭치료 83일의 기록>(朽ちていった命─被曝治療83日間の記錄)이라는 제목의 작은 문고판 책을 받아 들고 돌아와 밤새워 뜬눈으로 읽었다. 그리고 다음날부터 두려움에 몸을 떨며 책 번역을 시작하게 됐다.


....책에는 1999년 9월 핵연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치사량을 넘는 방사선에 피폭된 ‘제이시오(JCO) 임계사고’의 피폭자인 오우치 히사시가 83일 동안 치료를 받다 숨져가는 과정이 묘사돼 있었다. 피폭 직후 멀쩡해 보이던 오우치는 10여일이 지나자 정신을 잃었고, 20여일이 지나자 의식을 잃게 된다. 강력한 방사선에 의해 세포 재생에 필요한 염색체가 갈가리 파괴됐기 때문이다.


염색체가 없다는 것은 새로운 세포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결국 오우치는 온몸이 너덜너덜해진 비참한 모습으로 죽는다. 치사량이 아니라도 방사선에 피폭되면 염색체에 이상이 생기게 되고, 이는 인간의 몸에 장기간에 걸쳐 암 등 다양한 형태로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미 후쿠시마 현장 작업원의 몸에서도 여러 이상이 발견되고 있다. 2011년 7월부터 원전 현장에서 4개월 정도 일했던 56살 작업원은 위·대장·방광 등 3곳에 암이 발견돼 산재를 신청했다. 후쿠시마 원전에선 현장 경험이 많은 베테랑 작업원들이 피폭 허용치를 넘긴 탓에 신참들만 모아 작업에 투입하고 있다. 그로 인해 매일같이 어처구니없는 안전사고가 이어지는 중이다.


우리는 이런 원자력 발전을 이어가야 할까. 당신은 사랑하는 이들에게 치사량의 방사선이 방출되는 저 방에 들어가 ‘집게로 폐연료봉을 처리하라’고 말할 수 있는가. 나는 싫다. 그래서 원전 없이 만들어갈 수 있는 우리의 미래와 그 속에서 찾아내야 할 수많은 가능성에 대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얘기해 보자고 호소하는 것이다.


길윤형 도쿄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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