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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봉토스트에서

권혁웅



당신과 내가 한 자리에 누워 요와 이불을 흉내 낸다면

그 사이, 버석거리는 양배추 같은 잠과

달짝지근한 피클과 생리혈 같은 케첩이 있다면




너는 글을 써라, 나는……

깜깜한데도 공부하라고 채근하는 엄마가 아니라

재수도 안 하고 서울대 갔다는 엄마의 친구 아들이 아니라




당신과 내가 뜨거워져서

몸을 뒤척이는 베이컨이라면 흰자 노른자 구별 없이

몸을 섞는 계란이라면





당신을 기다려 대문 밖을 서성이는 큰오빠가 아니라

나를 기다려온 입대영장 같은

아버지가 아니라



그러나 알 수 없지, 당신과 나를 기다리는 저것은

한 입 덥석 베어 문 저 입은

-----------------동서문학에서 시를 베꼈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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