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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읽고! 걷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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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꽃과 박꽃 (시인 김영삼 )2013.12.11 10:00 호박꽃과 박꽃 김 영 삼_시인 이 사람아, 그거 아나 호박과 박이 어떻게 다른지 박 중에 제일 좋은 박이 호박이라고 그건 그냥 웃기는 소리고 꽃 시절부터 달라도 한참 달라 호박꽃은 달큰한 호박냄새가 나고 박꽃은 벌써 상큼한 박 냄새가 나지 한여름에 보면 확연히 알아 호박꽃은 햇빛을 먹고 살아서 밤새, 굶주린 새 새끼처럼 웅크리고 있다 아침이 오면 입 크게 벌리고 햇빛을 통째로 삼키지 그런데 말이야 박꽃은 그 반대야 해종일 죽은 듯이 늘어져 있다가 밤이 되면 하얀 꽃잎 빨판처럼 활짝 펴고 별빛을 대롱으로 쪽쪽 빨아 먹지 한밤중에 유난히 반짝이는 별이 있으면 박꽃이 빛을 빨아 먹는 중이라 여기게 그래서 호박은 해처럼 붉어지지만 박은 익으면 별처럼 희푸르러지지 다 같은 꽃이니까 하는 말이네만 해를 좋아하는 자네는 호박꽃이고 별을 좋아하는 나는 박꽃일세 그거 아나, 이 사람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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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껴 올렸네.
다같은 박인줄 알았는데
해를 닮고 달을 닮는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