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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감 드는 사진 한 장<김선주칼럼 펌>

2013.10.02 10:22

약초궁주 조회 수:1439 추천:224

[김선주 칼럼 ] 혐오감 드는 사진 한 장

한겨레 펌글~~
김선주 언론인

… 미간이 좁은 눈하며 튀어나온 턱, 얼굴만 봐도 울화가 치밀었다. 이 나라에서 일어나는 온갖 일을 보며 살아왔지만 지금처럼 엉망이었던 적은 없었다. 대통령의 멍청한 작은 눈에서 정신지체를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이 나라가 그를 뽑았지 않은가. 코카인 중독에서 헤어난 예수쟁이를! 그러니 국민들은 지옥에 가도 마땅했고 지옥에 갈 터였다 … 어린 손자가 살아갈 세상이 남아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누가 봐도 미국의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다. 2009년 퓰리처상을 받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소설 <올리브 키터리지>에서 70살이 넘은 주인공은 현직 대통령을 이렇게 묘사했다. 책이 나온 것이 2008년이니 조지 부시가 대통령에 재임할 때다. 누가 주인공에게 카우보이 같다며 공화당 지지자냐 묻자 “그 머저리 같은, 전 코카인 중독자는 한번도 카우보이였던 적은 없어”라는 대사도 나온다. 어찌 보면 ‘일베’나 국정원 댓글 수준의 극단적인 묘사지만 조지 부시를 볼 때마다 나도 비슷한 느낌이었기 때문에 1956년생 미국 작가의 신랄함에 공감이 갔다.
 
 

생김새나 종교로 누군가를 비난하는 것은 글 쓰는 사람의 정도는 아니다. 대통령 잘못 뽑았다고 지옥에 갈 리도 없고 가서도 안 된다. 당사자라면 모르지만. 어떤 나라든 이런 대통령 저런 대통령을 뽑고 절반 정도의 지지도로 당선되니까 그저 절반 정도만 만족하면 됐다 싶은데 엄청난 혐오감을 표출하는 것은 국민의 자존심상 지나치다고 나는 생각한다. 민주주의는 시행착오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며 역사란 한번씩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하여 갈지자의 형국을 하고는 있지만 결국은 정도가 앞길이 될 수밖에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 불안했다. 온갖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4대강만 안 하면, 전 국토를 파헤쳐서 두고두고 재앙을 만들지만 않는다면,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이니까라는 생각이었다. 서울시장 시절 몇번 마주치고 이야기도 나눈 적 있는 이명박이라는 사람은 이랬다.
 

… 저렇게 진실성이 느껴지지 않기도 어려울 거야. 아마도 사람과 이야기할 때 눈을 마주치지 않고 다른 곳을 보거나 딴전을 피우기 때문일 거야. 이야기를 하면서도 다른 궁리를 하는 것처럼 보이네. 왜 자꾸 혀를 내밀어서 입술을 핥지. 입에 침이라도 바르고 거짓말하라는 말도 있는데….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말 바꾸기도 뒤집기도 참 잘하네. 이제는 입에 침도 안 바르고 거짓말하네. 그래도 영악하기 그지없는 사람이야. 4대강 얼마 안 있어 다 부수고 새로 복원하면 토목공사는 영원하잖아. 토목공화국 영원하라고 후대에까지 토목마피아들에게 일자리를 주는 책임감을 보여주네…
.

독재자의 딸이 대통령이 되었을 때도 그랬다. 석연치 않았지만 국민이 선택한 것이니까. 어쩌면 예상을 뛰어넘어서 잘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어제 아침까지도 했다. 희망이 없으면 살 수 없으니까. 한 장의 사진을 보았다. 어제저녁 인터넷으로. …우리의 대통령은 점점 이뻐지는구나. 오늘은 옷도 산뜻하게 잘 입었네. 그런데 이게 웬 변고지. 저렇게 활짝 웃는 모습은 처음 봤네. 선거 때는 간간이 봤지만 대통령이 되어서는 한번도 못 본 모습이야. 누구를 만난 거야. 어어어어 으악….
 
 백선엽! 죽었다 돌아온 부모를 만나도 저렇게 반갑지는 않을 거야. 드디어 본색이 드러나는 건가. 이 나라에서 일어나는 온갖 일을 보고 살아왔지만 지금처럼 절망적인 적은 없네. 우리들의 아이들은 어떻게 하지. 어떤 교과서로 배우게 될지. 김구·윤봉길·안중근·장준하 대신 백선엽 위인전이 나올 판이네….
 

얼마 안 있으면 죽거나 치매에 걸릴 나이에 왜 이렇게 내 삶이 신산하고 절망스럽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이유를 알았다. 방금 이명박의 오른팔이자 4대강 전도사로 불렸던 이재오 의원이 유신풍자죄로 박정희 유신정권에 의해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옥살이를 했는데 재심 받고 37년 만에 무죄판결을 받았다. ‘권력이 정의롭지 않으면 개인의 행복도 가치관도 없다’고 일갈했다. 맞는 말이다. 흉악한 살인범도 때론 맞는 말을 하는 법이니까. 대통령 측근들은 제발 백선엽과 대통령의 사진을 인터넷에서 사라지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백선엽이 누구인지 모르는 국민들은 인터넷을 뒤져서 한번 찾아보기를 바란다.
 

김선주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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