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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안크고 발작까지…ADHD 약물치료 후회하는 부모들

 


“병원의존보다 아이와 소통을” 지적
직장인 강아무개(47)씨는 7년 전 아들의 병원 상담을 권유받았다. 담임선생님은 “아이가 산만해 수업진행이 어렵다”고 했다.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은 장난꾸러기였지만 특별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의사는 “가벼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가 의심된다”며 약물치료를 권했다.
“감기에 걸리면 감기약을 먹는 것처럼 에이디에이치디는 질병이니까 당연히 약물치료를 해야 한다”고 했다. 약을 먹었지만 아들의 행동은 좋아지지도 나빠지지도 않았다. 결국 1년 만에 약을 끊었다. 고2인 아들은 아직 조금 산만하지만 교우관계는 좋다. 강씨는 “자연스럽게 변할 수 있는 부분이었는데, 이제 와 생각하니 약 먹인 게 후회된다”고 말했다.
 

약물치료로 효험을 봤다는 부모도 있다.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을 둔 한 부모는 지난해 “아이가 수업 중에 너무 돌아다녀서 수업에 방해된다”는 담임선생님의 말을 듣고 소아청소년클리닉을 찾았다. 그는 “약물치료와 함께 놀이치료, 인지치료도 받았다. 아이의 행동이 놀랍게 좋아졌다”고 했다. “약물치료 덕분에 성적이 올랐다”는 부모도 있다.

아이가 에이디에이치디 진단을 받은 부모는 누구 말을 들어야 할지 불안하다. “약물치료를 하지 않으면 성인이 되고 나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의사 말에 약물치료를 꼭 해야 할 것 같지만, 부작용을 생각하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이정미(가명·40)씨는 발달장애를 앓는 아들을 학교에 꼭 보내고 싶었다. 평소 다니던 소아정신과에서는 아이가 에이디에이치디 증상도 있다며 학교에 보내려면 ‘메타데이트’(메틸페니데이트염산염이 든 캡슐제)를 먹이라고 처방했다. “집중력을 높여주는 약”이라기에 아이의 지능이 더 떨어지는 것도 막을 수 있을 줄 알았다. 7살 가을께부터 올해 9살이 되기까지 약을 먹였다. “아이가 밥도 잘 못 먹고 얼굴이 늘 경직돼 있었어요.” 결국 2주 전 약을 끊었다. 아이는 이제 밥도 잘 먹고 간식도 잘 먹는다. 얼굴도 훨씬 밝아졌다.
 

성장 장애를 겪기도 한다. 한 엄마는 “주의력결핍증 진단을 받은 아들이 스트라테라(아토목세틴염산염이 든 캡슐제)를 먹은 2년6개월 동안 키가 4㎝밖에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엄마는 의사에게 물어보니 “성장속도만 늦춰주는 거라 나중에 다 크니까 약을 끊지 말라”고 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더 심각한 부작용을 호소하는 부모도 있다.
 
 메타데이트를 먹인 뒤 에이디에이치디 의심 증상만 있던 아들이 사흘에 한번꼴로 발작과 비슷한 행동을 보였다는 것이다. 의사는 “메틸페니데이트에 그런 부작용은 없다”고 했지만, 부모는 결국 한달 반 만에 약을 끊을 수밖에 없었다.

전문의들도 성장 장애와 체중 감소 등 약물치료의 부작용 가능성을 인정한다. 채정호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에이디에이치디에서 약물치료의 효능은 이미 검증됐고 논란이 끝난 사안”이라면서도 “약 자체로 만병통치는 아닌 만큼 다른 치료와 병행하면서 부작용 가능성에 대해선 전문의와 지속적으로 상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아정신과 전문병원들이 약물치료를 우선시하는 것은 치열한 ‘시장 경쟁’이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소아정신과 의원들이 늘어나면서, 즉각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약물치료로 환자들을 만족시켜야 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한 상담심리치료사는 “병원에서 에이디에이치디 진단을 힘들게 내리지만 의사들은 어쨌든 고객 확보가 된 것이고, 솔직히 의심만 되는 경우에도 약을 먹어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아정신과 병원들은 10여년 전부터 생겨나기 시작해 최근 들어선 부쩍 늘어나고 있다. 경기도 일산의 한 정신과 개업의는 “일반 정신과로 개업했다가 아이들을 전문으로 하는 소아정신과로 간판을 바꿔달고 주력하는 동료들이 속속 나온다. 성인의 경우 ‘정신과’에 오는 것을 꺼리는 이들이 많지만 아이들은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식으로 홍보를 하면 꽤 환자가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들은 10여년 전부터 소아정신과 전문 클리닉을 열었고,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에 등록된 전국 261개 소아정신과 병원 중 10%는 서울 강남구에 몰려 있다.
 

‘대안치료’를 표방한 한의원과 각종 심리상담소 등도 늘고 있다. 효과는 검증되지 않았지만 양약 약물 치료의 부작용을 우려한 부모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문을 두드리는 상황이다. 에이디에이치디 진단을 받은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이아무개(37)씨는 “뇌 전문으로 알려진 한의원에서 한약 치료와 뇌파 치료를 3주째 받고 있는데 아직은 달라진 게 없다. 한달 치료비가 100만원 가까이 들어가는데 6개월 동안 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에이디에이치디는 없다>는 책을 쓴 김경림(46)씨는 약물치료를 거부하고 아이를 대안학교에 보냈다. “부작용을 감수하고서라도 학교는 다녀야 하지 않냐”고 의사가 약물치료를 권했지만, 대안학교 선생님은 ‘아이에게 이상이 있다’고 하지 않았다. 대안학교에서 아이는 미술에 재능을 보였다. 김씨는 “어른이 원하는 대로 통제하기 위해 강제로 아이 행동을 변화시키는 게 옳은 것인지 근본적으로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약물치료를 배제하지는 않더라도,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해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석인수 푸른나무아동심리연구소장은 “자가조절호르몬이 닫히는 만 9살 이후에 약물 말고 대안이 없다고 판단될 때 최후수단으로 약물을 고려하더라도, 약물은 성장발육을 억제하고 면역체계를 손상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만큼 조심스럽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현 샘교육복지연구소장은 “에이디에이치디는 교사와 가족, 또래와의 의사소통 방식 등 총체적인 삶의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기도 하지만 전적으로 의존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유진 엄지원 양선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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