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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읽고! 걷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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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왜 그런지 몰라~~~답글줘잉.2010.12.01 17:27 도데체 왜 그런지 몰라~~
나라는 인간, 장난꾸러긴지 개구진지 놀이인간이라 그런건지. 내가 왜 그랬는지 몰라~~글쎄.
월욜.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강의 간다는 거. 거기까지는 좋았다. 좀 일찍 집을 나서 362번 버스를 타고 한정거장 먼저 내려 슬슬 걷고 있었다.
갑자기, 아 이 근처인데....여기로구나 매끈한 건물 2층 성형외과 간판에 씌인 전화번호가 있다. 시간도 남았겠다.. 용감하게 전화를 거니 간호사가 원장님을 바꿔주었다.
코평수를 줄일까, 이마를 늘릴까 가슴을 넣을까, 입술을 줄일까.... 견적은...집팔아야하나...안판다. ㅋㅋ
누구세요. 목소리는 기억못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00고등학교 졸업하신 선생님 맞으시지요 고등학교때 소개팅 했던 여학생인데요오....
40년도 넘은 세월, 기억할리 없는 여학생이름을 대니 깜놀일터.
그래도 노련하게 아 그러세요. 올라와서 차 한잔 하고 가세요 하길래. 지하도에서 되집어 올라갔다.
아시다시피, 견적도 나오지 않는 개성적 외모다보니 별로 친하지 않은 과가 성형외과다. 강남의 중심, 압구정이라 예상대로 우아하고 럭셔리 앤드 고상했다.
000 성형외과 전문의. 우린 고딩2학년 소개팅이란 말조차 허용되지 않을때 친구들 소개로 두 번 만난사이다. 처음은 친구들이랑 명동 빵집에서. 두 번째는 애프터라고 경복궁에서 교복입고.
지금도 그렇지만 일찍 서둘러서 약속장소에 간 나는 머쓱해서 두리번거리며 발끝으로 흙이나 풀썩 차면서 기다렸다. 좀 늦게 나타난 그는 주머니에서 쪽지를 내밀었다.
펴보니, 우리는 고 3올라가서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처지니께....@#$%^&*... 글씨체는 별로였다.
결론은-애프터 하자마자 딱지를 맞았다는거!!!! 하릴없이 교복입고 나가서 남학생한테 시작도 안한 절교쪽지를 받고 보니. 내 처지가 참으로 딱했다. ㅠㅠ
친구도 야속했다. 누가 해 달라길 했나. 지가 남친이랑 노는데 심심하니까 우릴 엮어 같이 놀까 수작에 어리버리 만만한 내가 걸려든 거고. 나동그라진 호미 짝이 된거지 찰칵! 상황도 이름도 머릿속에 사진처럼 선명하게 찍혔다.
남학생은 결심대로 공부를 열심히 해서 압구정 개업의가 된거다. 아침부터 불쑥 나타난 아주머니가 그에게 던진 말은 이랬다. -그때 내가 짤려서..., 상처를 받고 훌륭한 사람이 되야지...했는데...그렇게는 안됐지만 열심히는 살았어요. 덕분에 고마워요. 깔깔.
따뜻한 물 한잔 마시고는 내려와 강의에 갔는데 어찌나 웃음이 나오는지 혼자 ㅋㄷㅋㄷ 그러나 한켠에는 나의 유치찬란한 개그를 비웃으며 조롱하는 또 다른 마음이 있다는 거 안다.
에효. 그럼 어떡하니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저지른 짓인걸. 훈아어퐈도 그랬었는지 이런 노래를 불렀네.
내가 왜 그런지 몰라~~~ 도대체 왜 그런지 몰라~~~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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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은 나처럼 뒤끝작렬하는
짓 하지말길.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