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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읽고! 걷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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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시의 저작권에 대해 말씀드리자면~~~2010.07.09 10:50 녹색평론에 실린 손택수 시인의 시. 주말 선물로 읽으슈.
내 시의 저작권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손택수 구름 5%, 먼지 3.5%, 나무 20%, 논 10% 강 10%, 새 5%, 바람 8%, 나비 2.55% 돌 15%, 노을 1.99%, 낮잠 11%, 달 2% (여기에 끼지 못한 당나귀에게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함) (아차, 지렁이도 있음) 제게도 저작권을 묻는 일이 가끔 있습니다 작가의 저작권은 물론이고 출판사에 출판권까지 낼 용의가 있다고도 합니다 시를 가지고 단편 애니메이션을 만들겠다고 한 어느 방송국 피디는 대놓고 사용료 흥정을 하기까지 했답니다 그때 제 가슴이 얼마나 벌렁거렸는지 모르실 겁니다 불로소득이라도 생 긴 냥 한참을 들떠있었지요
그럴 때마다 참 염치가 없습니다 사실 제 시에 가장 많이 나오 는 게 나무와 새인데 그들에게 저는 한번도 출연료를 지불한 적이 없습니다 마땅히 공동저 자라고 해야 할 구름과 바람과 노을의 동의를 한번도 구한 적 없이 매번 제 이름으로 뻔뻔 스럽게 책을 내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작자미상인 풀과 수많은 무명씨인 새들의 노래들을 받아쓰면서 초청 강의도 다니고 시 낭송 같은 데도 빠지지 않고 다닙니다 오늘은 세번째 시집 계약서를 쓰러 가는 날 악덕 기업주마냥 실컷 착취한 말들을 원고 속에 가두고 오랫동안 나를 먹여 살린 달과 강물 대 신 싸인을 합니다 표절에 관한 대목을 읽다 뜨끔해하면서도 초판은 몇부나 찍을 건가요, 묻는 갈 잊지 않습니다 알량한 인세를 챙기기 위해 은행 계좌번호를 꾸욱꾹 눌러 적으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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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웃에, 경비아저씨. 수많은 일하는 분들
농민. 어민들에게 저작권 사용권을
떼어먹고 사는 셈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