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언수행이 기본인 한 수도원에서
수도자들이 갑자기 병에 걸리기 시작했답니다.
음식, 기후, 잠자리 등 병의 원인이 될만한 것들을 점검하다가
그 원인이 생각지도 못한 곳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한데 모여 소리내어 기도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새로 온 원장이 기도할 때 소리를 내지 못하게 규칙을 바꾸면서
그게 병의 원인이 되었다는 겁니다.
실제로 다시 소리내어 기도하면서 병이 사라졌다네요.
묵언수행 하는 수도자들도
내면의 소리를 밖으로 털어내지 못하면 병에 걸린다는 거지요.
그러니 일상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며 사는 장삼이사들이야
더 말할 게 없지요.
세계 기록은 17분이라지만 대개의 사람들은
5분 이상 숨을 참기 어렵습니다.
그 시간이 넘어가면 뇌사 상태에 빠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리적 측면에서,
사람들의 일상적 숨참기는 경악의 수준입니다.
5분이 아니라 5년, 심지어 수십 년 동안
숨을 꾹 참고 지내는 이들도 허다합니다, 자기도 모른 채로요^^;
한 심리학자는, 인간의 모든 심리적 문제를
사람들이 숨을 참고 있을 때 생겨나는 것이라고
탁월하게 정의했습니다.
자기 주변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안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자기 안쪽에 있는 것들을 밖으로 내보내지 못할 때
고통을 겪는다는 거지요.
내가 지금 숨을 참고 있다는 자각,
그것을 털어내는 심리적 숨쉬기.
이것은 능력 이전에 생존의 문제입니다.
침묵이 인간의 내면을 위대하게 한다면
소리내기는 사람의 일상을 편안하게 한다..고 저는 느낍니다.
~~정혜신 선생 만세!
소리내기를 시작할 때,
저는 참 많은 사람들을 물코 할퀴고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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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내기가 조금 쉬월해진 지금은 그 미웠던 모든 사람이 언제나 처럼 가까이 제 곁에 있습니다. 그들이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이제 전처럼 그들이 밉거나 또 그들이 저에게 상처를 줄 수는 없지요.
저는 이제 배웠습니다.
그들의 한계를 인정하는 법을.
그리고 저를 방어하는 법을.
쉽지는 않겠지만 마음 소리내기는 연습하다 보면 점점더 세련되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