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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21도, 그대들은 겪어봤나?

2009.12.16 13:41

약초궁주 조회 수:1672 추천:223

영하 21도, 그대들은 겪어봤나?

 

강추위. 연일 뉴스에 한파라고 한다.

잠바를 껴입고 목도리에 장갑

그리고 털모자...이게 출근복장

 

근데 중무장을 하고 버스나 지하철을 타니

너무 더운거다.

아저씨들이 승객들이 두툼하게 껴입고

다닌다는걸 알고 대처해야 옳지 않을까.

 

설마 대중교통 이용자가 자가용출근자처럼

코트 없이 다니겠냐 말이다.

높은분덜은 사무실에서 자가용으로 발걸음도 가볍게

사뿐히 즈려밟고 공간이동을 하기 때문에

코트 필요성을 못느낀단다. 내복도 아유 촌스러울게다.

 

야그가 어째 옆길로 샌다. 다시 원위치

나에게 추위는 영하 17도까지만 기억한다.

마포 강가 나고자라 강물이 꽝꽝 얼고

썰매가 그위로 다니고..발이라도 구를라치면

오히려 발목이 아프던 두터운 얼음. 강태공이 뜷어놓은 구멍을 들여다 보면

시파렇던 강물. 그리고 먼데서 찡~찡 울려오는 갈라지는 소리.

국민학교 졸업식날인 2월에 영하17도임을 기억한다,

 

어제 동창이 침맞으러 왔는데

-기억나니? 우리 동대문운동장가서 궐기대회할때

영하 21도 였던거?

-그랬나. 나 기억이 안난다.

-넌 빠졌나보다.

-야 내가 간이 작아 학교서 뭐하라면 꼬박했어.

-왜 김신조 넘어오구 나서 바로 반공 행사했잖아.

넘 날씨가 추워서 애들은 내복에 스타킹 신엇는데

난 스타킹만 두겹 신엇거덩. 추워서 울고싶고 진짜 애들 학대야

-무슨 노래불렀는데?

-그건 생각안나고 스텐드에 서있다가 합창했어.

 

새까많게 결락되버린 부분, 아마도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지워진거겠지. 애들은 왜 동원해서 고생시키구 그랫을까.

 

 

한옥살때. 문풍지 한장으로 버티던 그때

자고나면 머리맡의 물그릇이 얼고

걸레도 빨래도 덕장의 동태처럼 꽝꽝 얼었다.

 

점심 도시락 까먹고 밖에 나갔다왔다.

영하 10도라는데

바람이 불지않아 생각보다 오히려 포근하다

부디 춥다고 옹송거리지 말고

내복에 양말 운동화 신고 씩씩하게 팔휘두르면

걷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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