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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첫차를 기다리며~~~2009.12.11 18:56
박은옥 씨가 가수한지 35주년이 되었다네요. 정태춘씨, 도종환씨는 나랑 동갑인데요.
그들의 콘써트에 갔네요. 나이지긋한 양반이 기타를 메고 하모니카를 메고 목이 터져라 외치는 노래.
여느 가수의 공연장과는 달리 여남 비율이 반대로 남자가 아주 많아요,
김제동도 왔구요. 근데 다 울었어요. 줄 줄...울었어요. 아저씨가 사람 가슴 미어지게 복장 터지게 하는 재주 끝내주네요.
다시 초록 봄날 들판으로 나가길 소망하며 고단하고 추운 어둠을 견디고 다시 첫차를 기다려야지요. 아니 첫차를 끌고 와야 하지 않을까요.
다시 첫차를 기다리며
- 2002. 정태춘 박은옥의 열번째 앨범
버스 정류장에 서 있으마 막차는 생각보다 일찍 오니 눈물 같은 빗줄기가 어깨 위에 모든 걸 잃은 나의 발길 위에 싸이렌 소리로 구급차 달려가고 비에 젖은 전단들이 차도에 한 번 더 나부낀다 막차는 질주하듯 멀리서 달려오고 너는 아직 내 젖은 시야에 안 보이고
무너져, 나 오늘 여기 무너지더라도 비참한 내 운명에 무릎 꿇더라도 너 어느 어둔 길모퉁이 도아 나오려나 졸린 승객들도 모두 막차로 떠나가고
그해 이후 내게 봄은 오래 오지 않고 긴긴 어둠 속에서 나 깊이 잠들었고 가끔씩 꿈으로 그 정류장을 배회하고 너의 체온, 그 냄새까지 모두 기억하고 다시 올 봄의 화사한 첫차를 기다리며 오랫동안 내 영혼 비에 젖어 뒤척였고
뒤척여 내가 오늘 다시 눈을 뜨면 너는 햇살 가득한 그 봄날 언덕길로 십자가 높은 성당 큰 종소리에 거기 계단 위를 하나씩 오르고 있겟니
버스 정류장에 서 있으마 첫차는 마음보다 일찍 오니 어둠 걷혀 깨는 새벽 길모퉁이를 돌아 내가 다시 그 정류장으로 나가마 투명한 유리창 햇살 가득한 첫차를 타고
초록의 그 봄날 언덕길로 가마 초록의 그 봄날 언덕길로 가마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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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 인터넷 뒤졌는데 끝내 제 실력으론 들을 수 없지만, 그대오소서 이 밤길로로 시작되는 두분의 음성을 머리로 되뇌면서 이 시를 읽고 또 읽으니 잔잔히 배어나오는 눈물이 막을 길이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