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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궁합] 다시 타오르기 어려우니

2009.06.15 14:45

장철학정명원 조회 수:1993 추천:246

[사랑과 궁합] 다시 타오르기 어려우니

 

작성자 최장재희 (http://bokdg.com)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하면 다시 오기 어려우니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간들 어떠리

 

- 황진이 -

 

벽계수는 과연 이 시에 반해서 황진이와 조우를 하였을까?

 

황진이의 시(인물과 재주)에 반해서가 아니라,

자신에게 숨겨진, (체면때문에? 튕기는 거야?) 차마 드러낼 수 없는 욕망을

황진이가 눈치 팍 채고선

자연스레 자리를 깔아주는, (시를 통한 배려) 벽계수의 체면을 세워줌과 동시에

맘 편하게 해주는 시 한 수가 원동력이 되었을 뿐이라고 본다.

(철퍼덕 엎어지지 않고 한 번 튕겼다는 공증 + 황진이가 구애했다는 벽계수 자신의 값어치, 즉 체면)

 

실은 벽계수도 황진이와 조우를 해보고 싶으나

이런저런 체면 때문에 자존심 세우려고 센척 하다가

황진이의 '시' 한 수가 공증서가 되었으니 그만 못이기는 체

그녀의 품에 철퍼덕 엎어졌을 것이라 본다.

 

그래서 뭐 벽계수가 손해 본 것 있나?

 

.........

 

사그라진 재는 다시 탈 수 있으나,

사람의 식은 마음은 다시 타오르기 어려우니,

지금 사랑하자는 자.

후회없이 타오르기.

 

그에게 화내지 않기.

자신에게 더욱 화내지 않기.

지금은 타오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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