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되어봐도 다 헤아려지지 않는 깊은 강
방송작가 양인자의 어머니 고 배복수 여사(2)
대학 졸업 후 잡지사를 다닐 때였다. 어느날 야간 근무를 마치고 부장과 같이 저녁을 먹게 되었다.
다음 날, 남자친구가 집 앞으로 찾아와 이성을 잃고 광분했다. 밤 늦게 남자와 퇴근해서 중국집에 가더라, 대충 이런 얘기였다.
안 그래도 소갈딱지 때문에 넌더리가 나 헤어지려던 참이라 대꾸도 않고 집으로 들어왔다. 그랬더니 그는 집 안까지 쳐들어와 다짜고짜 엄마에게 소릴 질러댔다. "딸 교육 좀 단단히 시켜라. 당신 딸이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줄 아느냐."
나는 방 안으로 이불을 뒤집어썼다. 남자의 목소리가 사라지고 잠시 후 엄마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난 엄마가 부지깽이를 들고 들어와 흠씬 두들겨 팰 줄 알았다. 적어도 내가 아는 엄마는 그런 분이셨으니까. 그런데 엄마는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볼 일을 보시더니 나가면서 한마디 하셨다. "사람은, 자기 그릇에 맞는 사람을 만나야지 맞지 않는 사람을 만나면 이렇게 망신스러운 법이다."
나는 세상에 태어나 그런 명언을 들어본 적이 없다. 엄마는 여든두 살에 돌아가셨다. 돌아가실 무렵 나는 내 삶의 고통에 갇혀 중풍으로 누워 계신 엄마를 찾아가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다 오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인가 나도 모르게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엄마는 놀라서 물으실 것이다. 예야, 무슨 일이냐? 항상 아무 일도 업삳고, 다 잘돼 간다고 하더니, 대체, 무슨 일이냐? 이렇게 물으시면 어떡하나' 울음을 그쳐야지 하면서도 한번 터진 울음이 그쳐지질 않아 애를 먹고 있는데 갑자기 엄마가 "하하하"웃음을 터뜨리셨다. 난 눈물이 쑥 들어가 버렸다.
"하하하..." 아무 말 없이 공허하게 터뜨린 그 웃음.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 초등학교 시절 동시가 있다. 아이가 꽃밭에서 넘어졌습니다./ 무릎에선 빨간 피가 났습니다/ 아이는 으아 하고 울었습니다/울다가 울다가 자세히 보니/ 그것은 새빨간 단풍잎이었습니다
엄마의 웃음은 그때의 내 고통과 슬픔이 무릎에 붙은 빨간 단풍잎에 지나지 않음을 뜻하고 있었다. 평생을 억척스럽게 살아왔건만 어느 날 한순간 중풍에 걸려 하루 종일 말 상대하나 없는 빈집에서 누워 계셔야만 하는 당신의 그 끔찍한 외로움에 비하면 나의 슬픔과 고통이란 얼마나 하잘것없는 것인지, 나는 몹시 부끄러워졌다. 아무 그리움도 없다고 생각해 왔던 어머니. 헤집어 보면 이렇게 절절해지는 얘기가 숨어 있는데. 나의 어머니는 내가 엄마가 되어서도 다 헤아려지지 않는 깊고 넓은 강임을 이제야 깨닫는다.
~~~~수정님이 준 마음수련 책에서 베낌.
컴터이상으로 세번이나 올렷다가 뿅 사라짐. ㅋㅋ |
엇다대고 교육운운하는걸 보니 가부장 마춀세.
연애하다 결혼하다. 사랑하다 피차간에 헤어지게 되면
<안녕히 계셔여. 그동안 인연에 고맙습니다.
복마니 받으시구요. 잘사세요. 꾸벅>
이래야 한다고 생각지들 않으슈
서로 빚지고 주고받는 관계
감정의 대차대조표는
배신이라고 펄펄 뛸일도
버림받앗다고 울일도 만들지 않는게
건강한 관계.
이게 모두 서툴고 꼬이다 보니.
의식의 채무채권발생하는데.
서로 빚지지 않는 관계 만들려면
성숙해져야 겟지.
내가 다 속이 후련하네.
양샘 엄니 말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