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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남자 영화 보고왔어요.2009.03.14 13:18 일반 개봉관에서는 아직이지만 이대 안에 있는 극장에서 기획상영을 하더라구요. 책 본 사람은 내용 알거고, 안본 사람은 스포일러가 되니까 블로그에 배우 얘기만 썼어요. ^^
<책 읽어주는 남자> 소설을 인상깊게 봤기 때문에 영화 <더 리더>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일반 상영관에서는 아직 개봉 전이지만 아트하우스 모모의 아카데미 기획상영에서 발빠르게 봤죠. 눈에 익은 (제 눈에만 ^^;) 독일 배우들이 보였습니다. 주인공 한나와 미하엘(영화에서는 마이클)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이 독일 배우들인 것 같았습니다. 그 중에서 두 사람만 얘기해 볼게요.
우선 마이클의 법대 교수 역 브루노 간츠(Bruno Ganz). 히틀러 역으로 알게 된 배우입니다. 스위스 태생으로 독일에서 40년동안 연극을 한 베테랑 배우입니다. 1941년 생이니까 우리 나이로 일흔이 가깝네요. 자세히 보면 알만한 영화에도 꽤 나왔습니다. <마틴 루터>에서 루터의 동료 수도사 역, 독일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 Der Himmel über Berlin>에서 천사 역 덴젤 워싱턴과 메릴 스트립이 주연한 스릴러 <맨츄리언 캔디데이트 The manchurian candidate>에도 출연했습니다. 그리스 이탈리아 프랑스 합작 영화 <영원과 하루>에도 나왔다고 하네요.
이 배우를 알게 된 건 2차 대전 막바지의 히틀러를 다룬 독일영화 <몰락 Der Untergang>이었습니다. (첫번째 사진). 히틀러 역을 맡을 것이냐로 많이 고민했고 주위에서도 다 말렸지만 그러나 배우로서의 욕심이 더 컸다고 합니다. 역사 전문 저널리스트 요아힘 페스트의 히틀러 책이 영화의 토대였습니다.
굳이 영화로 만들어 히틀러 같은 악인을 부활시킬 이유가 무엇이냐고 기획 단계에서부터 독일 내 여론이 시끄러웠습니다. 오히려 전쟁 때 피해를 봤던 이웃나라들에서 히틀러 영화도 이젠 만들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우호적인 발언들이 나왔지요. 나치 전문 역사가인 영국인 이언 커쇼는 "악당이라는 화석화된 이미지에 가두고 잊어버리는 것보다 히틀러라는 인물의 면면을 제대로 파헤치는 게 과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요지의 인터뷰를 했습니다. 볼만한 영화입니다.
유대인 희생자 모녀 중 딸인 일라나의 젊은 시절 역으로 나온 알렉산드라 마리아 라라(Alexandra Maria Lara)는 <몰락>에서 히틀러의 비서 트라우들 융에(Traudl Junge)로 출연했습니다 (두번째 사진). 저는 이 배우의 귀염성 있는 마스크가 좋아요. ^^ 일라나의 나이든 후 역에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자유분방한 바람둥이 여인 사비나였던 레나 올린이 나왔더군요.
독일 여성 감독 도리스 되리의 <내 남자의 유통기한>에도 출연했구요. 도리스 되리 작품은 <파니 핑크 (또는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와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 두 편이 더 있습니다.
실제 인물 트라우들 융에는 전범재판 법정에도 섰고 그 후 자서전을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젊은 나이로 히틀러의 개인비서가 된 이 여성은 (히틀러 주변의 개인적인 인물 대부분이 그랬지만) 정치나 사회에 대해 그다지 아는 것도 알고 싶은 것도 없는 그저 똘똘하고 유능한 아가씨로, 자연인 히틀러 (지금은 "자연인"으로 상상하는 것조차도 불경스러울 정도의 인물이지만...)에게 존경심과 충성심을 품었다고 본인의 고백도 그렇고 영화에도 그렇게 묘사돼 있습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전범재판에서 "나는 그저 내 할 일을 하며 열심히 살았을 뿐"이라고 항변했고, 그게 또 사실이었을 겁니다. 극중의 한나도 결국은 그런 케이스였으니까. 그런데 그런 이유로 이해받을 수 있는 일이 아니었던 겁니다. 과연 이 사람들은 어디서부터 잘못한 걸까요?
아무 것도 궁금해하지 않았다,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았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는 게 어떤 시대와 장소에서는 죄로 연결되기도 하지만... 극중의 한나는 "당신은 왜 아무것도 알려고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던지기조차도 어려운 사람입니다. 그 이유는 영화나 책을 보시면 압니다.
덧글: 이 두 배우는 70년대 극좌 테러 집단으로 국제적으로 이름을 날렸던 적군파(RAF)를 다룬 영화 <바아더 마인호프 콤플렉스>에도 출연했습니다. 적군파에 대한 책은 80년대 한국의 대학가 서점에도 꽃혀 있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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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남녀들이랑 같이 봤다.
남자들 왈--한국에선 흥행이 어려울듯 싶다.
우리들의 첫경험이랄지. 어떤걸 건드린다.
무겁고 불편할수도 있으니 요즘 사람들이
안좋아할것같다.
나, 여자들은 일단 이 영화 봐야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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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무수히 반복되어온.
나이든 남자. 젏은 여자의 구도가 완전히
전복된 영화라서. 꼭 봐야한다.
되풀이 되는 아우슈비츠가 팔레스타인공격을
정당화 시켜주지 않는다는 복잡한 감정 빼고
평생에 걸친 애정영화로 깊이 즐기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