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헤어지는 법
- 세이쇼나곤
새벽녘 여자네 집에서 돌아가는 남자는, 너무 복장을 단정히 하고 에보시 끈을 꽉 묶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나올 때도 일어나기 싫은 듯이 우물쭈물하다가 여자가 "날이 다 밖았어요. 다른 사람 눈에 띄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러십니까" 하고 재촉하는 말을 하면 그제서야 겨우 후유 한숨을 내쉬면서 정말 헤어지기 싫다는 듯이 하는 것이 좋다.
그저 우두커니 앉아서 사시누키 입을 생각도 않다가 입을 여자 귀에다 대고 밤에 한 얘기를 속삭이는 듯하면서 손으로 속곳 끈을 묶고 일어나서는, 격자문을 밀어 올려 쪽문 있는 곳까지 여자를 데리고 간 후 낮 동안 못 만나는 것이 얼마나 가슴아픈지 다시 한 번 여자 귀에 대고 속삭인다.
남자가 이런 식으로 해서 나가면 여자 쪽에서는 자연히 그 뒷모습을 쳐다보며 헤어지는 것을 슬퍼한다.
그런데 보통은 그렇지가 않다.
무슨 급한 일이라도 갑자기 생각난 듯 벌떡 일어나 잽싸게 사시누키 허리끈을 묶고, 노시나 포, 가리기누 소맷자락을 걷어 올리는 등 옷매무새를 매만진 다음, 허리띠를 꽉 매고 닷 자리에 앉아서 에보시 끈을 꽉 묶어 안에 집어넣고 반듯하게 다시 쓴다.
그리고 어젯밤 베개위에 놓아둔 부채나 종이를 더듬더듬 찾다가 어두워서 잘 안 보이면 "어디 있느냐 도대체 어디 있느냐니까"
하며 손으로 방바닥을 쳐서 겨우 찾아낸 다음 후유 간신히 찾았네 하고 안도의 숨을 내쉰다.
그러고는 그 부채를 마구 부치며 품에 회지(懷紙)를 집어넣고 "그럼 이만 실례하겠소이다"라며 돌아가는 것이 보통 남자들의 태도다.
~~~<마쿠라노소시> 에서 베낀글이다.
상상해보라. 겐지모노가타리 즉 겐지이야기가 유행하던 시절.
천년전 이다- 우리 신라시대.
궁중의 높은 궁녀였던 뇨보(직위) 가 쓴 에세이다.
이글에서 시오노나나미의 조상 할머니의 숨결이 느껴진다..
이 시대는 아직 결혼제도가 정착하지 않았고.
여자 집에와서 남자는 잠만 자고 가고
밥도 안먹었다는게. 중국 묘족의 삶이란 같다.
집으로 돌아간 남자는 즉시
시 편지를 써서 꽃가지에 달아 보냈단다.
후조라는 이 편지가 없으면 그들의 관계는 쫑!
세상은 넓고 삶은 너무도 다양한 모습인걸.
이 깜찍 솔직한 글을 읽고 어찌나 놀랍던지.
우리가 알고있던 미개한 일본?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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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다여 책을 읽고 아침마당 강의 준비나 해야하는디
이런 걸 올리는 딴짓이라니.
중간고사때 만화책 소설책 집어드는 습관.
아직도 못버리고. ㅠㅠ
낼 아침 일찌기 화면으루 인사해여.
<건강미인. 몸부터 살려라>
나야 건강남녀로 하자고 의견을 냈지만...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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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모계사회의 전통을 이어간다는 지역의
"주혼"이란 풍습이 생각나네요.
남자가 밤중에 벽을 타고 창을 넘어와 연인과 사랑을 나누고 간다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