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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야 ~~나도 눈크게 번쩍 크게 뜨고 싶다.2008.12.31 14:27 주말 밤
늦게 들어온 딸이 주머니에서 부시럭 부시럭 꺼냈다.
엄마 세수했어?
그럼 누우세요. 아니 여기.
눈썹붙여줄게.
내가 방송국 코디 했잖아. 그때 많이 부쳐봐서 아는데..
탤런트들 속 눈썹 철거하면 뭣도 아니야.
맹숭맹숭 누구지도 모르는 쌩얼..심심하고 평범해.
딸은 사진만 찍으면 눈감아버리는 엄마에게
잔소리를 해댄다.
눈 쫌 크게 뜨고 찍으래두~~~
아니 이게 뜬거야 감은거지잉.
나름대로 힘껏 뜬다고 뜬 눈을 어쩌란 말이냐.
" 얘야. 나도 눈좀 크게 동그랗게 보이고 싶다 말이다..
그게 말처럼 안되서 그렇다 뿐이지.
심봉사 감은 눈 뜨듯이!!!!"
이러던 딸이 지하철 훼이스샵에서 사온건
속눈썹이다. 길이가 1 센티는 넘는것 같다.
날 자빠뜨리고는 방에 불을 환히 켜놓고
본드 발라 붙였다.
그리고는 떳다 감았다 해보란다.
혼자...야 짱이다..박수를 치고는
남동생을 소리쳐 부른다. 엄마봐봐...이쁘지.
뭔일인가 튀어 나왔다가 모녀의 하는 수작을 보더니
피식웃고 가버린다. 조런 싱거운 매너라니.
모녀의 소꿉놀이는 붙였던 속눈썹을 떼고 발닦고 자는 걸로 끝났다.
눈? 크던 작던 잘보이기만 해도 좋은 눈이고
키? 다리 길이? 길던 짧던 작던 땅에 닿으면 되고 말고.
요즘 골드미스가 간다라는 프로에서 신봉선이 맞선 본 남자에게 딱지 맞았다고 나오는데. 그게 설정 같은 생각이 든다.
내가 남자라면 신봉선처럼 열정적으로 사는 인간에게 감동하지 않을까. 뭐든지 도전하고 억척스레 해내는 그녀와 같이 지구탐험대를 꾸리고 싶지 않은 남자라면 오히려 봉선씨가 거절해야 하지 않을까.
내 몸매탓에 얼굴탓에 탓에 탓에 세월 낭비하는거 진짜 아깝다. 바르고 입고 밀고 깍고 돈도 아깝다.
새해에는 진짜 나를 긍정하고 고마워하며 어여삐 귀히 여기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하고 나는 소망한다.
나이드니 그렇게 꼴보기 싫던 팔다리 털들이 모조리 빠져 버렸다. 영양실조와 노화로 말이다. 털이 다시 자라준다면...회춘의 징조로 알고 물주어 가꾸고 빗질해줄텐데. 큭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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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을 찾아 썼더니
눈썹이 닿아서 구겨지더라. 웃겨서 낄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