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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이 속박이 되지 않는 공동체 (윗글 답글)

2008.12.06 20:27

보아 조회 수:2168 추천:215

저두 읽었어요. 역시 제목 뽑은 건 아쉬움... 알라딘 책정보 보고 몇 자 써 봤어요.

 

한겨레 서평: "여성들이여 두려워 말고 혼자 살아봐."

제목 붙인 뜻은 알겠는데 이 제목 땜에 안 읽을 뻔 했단 말이닷!

 

"남자가 나타나면 제 인생은 어떻게 될지 몰라요" 라며 인생 설계를 미뤄 '결혼 대기조' 

만날 만한 남자는 이미 결혼해 버려 실제로 불륜 시장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애인 예비군' 

일본의 30대 비혼 여성. 일본 뿐일까.

 

군더더기 없이 똑 떨어지는 정확함. 봐 주기 없는 매서움. 머뭇거리지 않고 핵심을 찌르는 단호함.

마음에 들건 안 들건 틀린 말은 하나도 없다.

 

게다가 "그루밍 산업" 이라니. 하하... 나르시시즘 산업을 빈정거리는 것 같은데. 우에노 치즈코가 만들어낸 말인지 원래 있었는지 모르지만 이런 걸 생각해 내는 사람은 천재다. "그루밍"은 고양이가 틈만 나면 자기 털을 핥아 깨끗이하는 행위다. 고양이의 몸단장. 현대인을 위한, 싱글을 겨냥한 "위안 산업"이 무럭무럭 크고 있지 않나. "치유"라는 말이 남발되는 바람에 식상할 날도 멀지 않았다. 이런 걸 단어의 "오염"이라고 한다. 

 

그 펄떡거리는 생선 같은 비판 정신 땜에 우에노 치즈코가 뭐라고 한마디 했다면 귀가 쫑긋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 분한테는 "교수" 따위 타이틀 빼고 이름 석자만 아니 여섯 자만 불러드려야 할 것 같다).

 

이번엔 "결혼 제국"이라는 책이 새로 번역 돼 나왔단다. 아직 안 읽어 봤으니 서평이라긴 뭐하지만.

한국 가면 읽어봐야겠다. 도서관에 아직 안들어 왔으면 책방 가서 읽어야지. ^^;  

 

그래서 결론은? 선택지는 또 있다고. 왜 불량 채권 "결혼"에만 매달리나 (결혼하지 말라는 말은 아니다. 매달리지 말라는 거지. 결혼을 했든 안 했든 말이다). 결혼하지 않으면 "가족"이 없나?

 

"애정이 속박이 되지 않는 사회". 역사학자 필립 아리에스가 근대 이전 프랑스 농촌 사회를 연구하면서 쓴 말이다. 그 시절 사람들은 혈연 가족 안에서만 살지 않았고 오히려 다양한 형태의 가족적 삶이 존재했다고 한다. 글쎄... 개인의 삶을 억압하는 공동체의 규범으로 나간다면 또 다른 얘기가 될 테지만.

 

애정이 속박이 되지 않는 공동체로 가족의 의미를 넓혀 보자. "현대 가족" 이런 건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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