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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읽고! 걷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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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북문 물길바람길 쉼터-졸지에 외박2012.03.02 15:56 강화북문, 나들길쉼터
일요일, 강화 남산을 올라갔다.
겨우 200몇 미터인 산을 눈 좀 쌓여있다고 엉금엉금, 한 시간 걸려 헥헥.
사무실 히터먼지로 뒤덮인 폐는 서늘한 숲 공기에 숨을 틔었다..
강화시장 길가 트럭에서 키조개를 샀다. 시금치 고수도 사고..
늦은 점심을 먹고 다시 북산을 걸었다.
강화 나들길 코스중에서 읍내만 걷는 셈인데
날 찾는 인간들이 참 많다. 집 근처까지. 일욜에 출몰하는것도 모자라
문자 주르르....에 전화까지.
-아...저는 강화 걷는 중인데요. 오늘 집에 안가요. 내일 가요...엉겁결에 나온 대답.
말을 마치자. 갑자기 집에 가고 싶지가 않아졌다.
내 나이에 모임에 갔다가 저녁밥해서 남편 애들 밥줘야 한다고
주섬주섬 일어나면? .....치매란다.ㅋㅋ
그보다. 그냥 오래 터벅 걷고만 싶고,,,늘어지고 싶고..쫒기는 것이 싫었다..
우선 어머니께 외박을 허락받는 전화를 올리고.
장을 본 키조개와 더불어 막걸리와 고수풀을 사서
강화 나들길 쉼터인 <물길바람길>을 갔다.
오지랖 넓게 찜질방에 있는 미감님도 오라고 전화했다.
자칭, 해산물전문 요리사 몽세프(몽피 김경학샘)에게 수고를 맡겼다.
키조개를 내장떼고 손질한 다음 몸통은 얇게 저며 구이로/
날개와 붕알?은 (보면 알게됨) 미역국을 끓이면 최고란다.
흑산도 파도를 헤치며 자린 미역으로 끓인 국.
조미료 없이도 뽀얀 국물이 우러난 ,평생 최고의 미역국을 맛보게 될줄이야.
물길바람길 몽피샘과 사자님, 미감님, 오하라와 신나게
조개와 버섯 상추쌈에 고수풀을 뜯고 있는데
장가를 든 함민복시인 부부가 들이닥쳤다. 아내는 함민복을 구원하기 위한 천상 짝꿍
부인에게 물었다. 결혼해서 달라진 것이 뭐냐는 질문에...
부평초처럼 떠도는 마음이었는데 남편을 만나니까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는 듯 싶다고.
하하 허허 낄낄...김치도 맛나고 야그도 맛나다.
몽피샘의 개인기가 시작됐다. 내 일년 신수를 족집게로 봐준다더니
화투점을 보는데 옆에 참관인들이 더 신나한다.
신기가 발동한 함민복시인..자기는 물때 점을 본단다.
갯벌에 살다보니 밀물 썰물하는 때가 지구의 인력이 작용하는 큰 기운이라는것.
나의 물때점은. 24물. 혁명가거나 전위적인 예술가라나. .ㅋㅋ
실제 난 날은 23일. 단 하루 차이, 거의 맞췄다.!
이 양반이 내가 토욜 저지른 전위예술 낌새를 어떻게 알아차렸나.
하루 숙박비. 만원. 공정무역 커피 3천원. 밥 한끼 5천원
어둠이 일찍 내린 시골, 잠신이 강림하신다는 다락방에서 뒹굴거리며
졸지에 외박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예정에 없던 묻지마 외박을 하는 심정은
도시라는 거대한 집에 묶인 목줄을 끊고 탈출을 감행하는 개 같다고나 할까.
고작 하루 외박하고 깨깽하고 돌아왔지만.
화투로 본 새해운수. 이거 배워왔으니. 다음 번개때 놀아봐야지~
먼저.화투를 사야헌다고!!!!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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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를 마시면서 집에 안갈 생각을 하니
어찌나 기쁘던지...크하하.
가끔 목줄을 끊고 탈출하는척도 괜찮아..
비록 담날 아침 깨깽하고 들어갔지만.
북문을 들어서면 아래쪽으로 한 200미터 길가애
물길바람길 쉼터!!!
커피 라면 삼천원.
비빔국수 밥은 한 오천원.
자는데. 그냥 옷입고 뒹구는 다락방 만원.
길가는 자에게 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