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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목수정-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2011.02.11 00:08 한명이라도 공부를 하겠다고 한다면 저는 그 한명은 남아 교수님들의 강의를 들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운동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운동을 하고, 공부를 하고자 하는 사람은 공부를 하면 되는 것 아닌지요? 스물다섯! 늦깎이로 대학을 들어갔다. 스스로 학비도 벌고, 2년여 노력하여 원하는 대학 학과에 들어갔던지라 자부심도 남달랐다. 하여 자발적으로 과대표에 나섰고, 선발되었고. 학과 과대표를 무슨 중고등학교 반장정도를 생각했던 내가 오산. 들어가자마자 무슨무슨 이유로 아이들을 선동하는 입장이 과대표에게도 주어졌다. 수능세대, 개인주의세대 95학번. 학생운동과는 거리는 좀 멀었지만 80년대 학번, 그리고 그 학번의 끝자락에서 서서 운동권 맞을 본 91, 92학번과 대학생활을 함께하는 95학번들에게도 '운동권집회활동'으로부터 그리 자유롭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미 3년여 사회생활을 하고 대학교에 들어가서인지 대학교 1학년의 눈높이로 대학교 학생운동은 썩 못마땅한게 많았다. 이제 갓 대학에 들어간 우리로써 정치사회가 돌아가는 것을 제대로 파악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무조건 선배들이 만들어 놓은 운동에 대학교 1학년생들은 선동되기 일쑤였다. 앞뒤 이유도 찬찬히 설명받을 기회도 주어지지 않은채 두팔을 높히 쳐들고 구호를 외치는 것은 나에겐 곤혹 그 자체였었다. 선배들의 명령도 있었지만, 동기생들 몇몇은 공부가 방해되는 것을 더 염려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두려워하는 친구들도 많았고. 장애우 권익문제로 장외투쟁을 해야한다는 선배들의 요구가 있었다. 1학년생들을 규합하는 과대표회의 그곳에서 나는 내 의견을 내세웠다. 동기생들 의견을 먼저 수렴해 보겠노라고. 그리고 단 한명이라도 공부를 하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그 개인의 의견도 존중되어야 하는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물론 저는 과대표로써 중론을 따라야겠지만 조금더 면밀히 동기생들의 의견을 모아보겠다고. 그날이후로 나의 대학교 생활은 고난그자체였다. 나이 많은 사람이 과대표가 되어 기강이 서지 않는다는 쑥떡거림. 아! 참기 힘들었다. 그래서 나는 여러번 학교를 나가지 않고 잠수타기를 반복. 하지만 그 과대표 때문에 특수교사 되기를 포기하기엔 너무 억울했다. 어떻게 들어간 학교인데........, 나는 사실을 사실대로 전달하는 것은 좋아하지만 선동은 싫어한다. 진실을 보여주고 사람들이 그것을 제대로 인식할 시간을 주지 않고 원색적인 언어로 사람을 선동하는 구호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스스로 보수인가 반문해보면 보수도 아니지만 스스로 진보인가 되물어보면 집회와 선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딱히 진보로 말하기도 어렵고. 그런 오락가락 이상한 주체성을 띈 내 존재감을 확실하게 규정해주는 책을 만났다. 대학내내 연애만 충실했다던 그녀가 스스로 좌파라 당당히 밝히는......, 어라 이여자봐라 하는 심정으로 이 책을 읽어냈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난 다음 그래 그럼 나도 좌파 진보이네라는 잼나는 결론에 도달하게 하는. 그옛날 내게 선동을 강요했던 선배들 덕분에 좌파가 진보가 어떤 것인지 제대로 모르고 접어버렸는데, 오늘 이 목수정이라는 여자를 만나 좌파 진보가 참 신명나는 삶의 방식을 소유할 수 있음에 즐거워진다. 2011년 이 이여인의 책으로 한해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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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것에만 그치는 책 읽기는 저는 좀 싫어합니다. 읽고나서 그것을 내 삶과 연계하고 또 삶속에 반영할 것을 즉각적으로 반영하여 실천하는 푯대로 책을 이용하는 사람이라고나 할까요!
목수정식 정치행보는 이 사람 랄라에게도 썩 괜찮게 다가옵니다. 선동적이라기보다는 뭐랄까 잔잔한 그렇지만 고요있지 않는 또 즐겁고 신나기까지한!
하여 저도 함 동안 관공서 이런데 제 족적을 남기기 싫어하는데, 저소득층 장애아동들을 위한 '전국바우처' 선정을 위해서 '부천시청'에 제 의지를 남기는 행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녀의 1인시위가 참 마음에 와 닿았거든요.
많은 사람을 모아야 힘이 생기는게 아니라 혼자 서도 당당한 그 모습이 저는 좋았어요. 뭐 제가 너무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암튼 제가 그러할 수 있었던 것은 틀림없이 이 책 영향이 큽니다.
운동권이 아니어서 늘 저 스스로를 '진보주의자'라 규정할 수 있는지 의구심이 많았는데 그런 의구심을 말끔히 지워버릴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래요. 전 진보주의자입니다. 늘 까뒤집고 부시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현실 안주보다는 미래 지향적인 삶이 더 신나고 잼나니까요. 있는 길을 답습해 가는 것보다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삶이 더 가슴 뛰니까요.
자신의 정치성향에 대해, 자신의 삶의 성향에 대해 주체성이 뚜렷하지 않은 사람들은 이 책을 읽어 보시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