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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1 유산해도 비난받지 않을 권리.

2010.01.15 15:31

yakchobat 조회 수:1504 추천:207

여성신문 1 유산해도 비난받지 않을 권리.

어린 친구한테 전화가 왔다. 여자친구가 임신을 한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좋겠 냐구 당황한 목소리였다. 약국을 여덟 군데나 돌아 다녔는데 72시간 안에 먹는 응급피임약밖에 없다고 그건 해당이 안 된다고 하더란다. 얼마나 진땀을 빼며 약국마다 들락거렸을지 상상이 갔다. 다음날 나타난 어린 연인들. 인생이 끝장 난 것처럼 펑펑 울고 있으니...실컷 울라고 휴지를 집어주었다.
"학교에서 성교육도 받고 너희들 다 똑똑하잖아."
"배운 대로 날짜 계산을 해서 안전하겠지 하고 했는데도 임신이 됐어요.."
"야! 콘돔을 사용하는 당신은 현명한 놈.. 이런 말도 못 들어 봤니?"
남자애는 이 심각한 상황에서도 웃기는 의사가 기가 막힌 모양이다. 다음 생리 예정일부터 거꾸로 세어서 12일부터 16일 사이에 배란을 하고 정자와 난자의 생존일수를 따지면 10일에서 20일 사이 약 10일간만 피임을 하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것은 통계수치이다. 그러나 사람마다 몸의 상태에 따라서 생리주기는 25일에서 40일 사이로 아주 다양하며 배란도 앞당겨서 하는 형 늦게 하는 형 등 제 각각이다. 우리 몸이 정확성을 자랑하는 기계가 아닌 이상 임신이 되어 유산을 할 수밖에 없는 경우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심지어는 안전기라고 생각되는 월경 중에 성관계를 가졌는데도 임신이 된 경우도 있었다. 생리주기가 너무 짧아져서 생긴 사고(?)였다. 콘돔으로 실패한 경험이 있는 부부가 불안해서 이젠 두 겹을 끼고 한다는 얘기도 믿기지 않는 실화다. 어찌되었든 100% 완벽한 피임은 없으니 남의 개인적인 프라이버시에 주제넘게 야단칠 권리 누구에게도 없다..

10살쯤이었나. 엄마는 전차를 타고 시내에 있는 일본집 같은 의원에 나를 데리고 가셨다. 외출한다는 기분에 들떠서 촐랑거렸지만 돌아 올 때는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났다는 느낌을 받았다. 엄마가 창백하고 힘이 없어 보이더니 집에 돌아오시자 마자 자리에 누우셨기 때문이다. 외할머니가 집에 오셔서 미역국도 끓여 주시고 우리한테는 엄마 귀찮게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셨다. 그때 엄마는 유산을 시키신 것이었다. 중학교 때 정관수술이 도입되자 정력이 나빠져서 남자구실을 못한다는 소문에도 불구하고 아버지가 솔선수범(?)하여 수술을 받으셨다. 그때까지 엄마가 유산을 한 게 다섯 번도 넘었기 때문이었다.

나도 연애와 결혼생활 합해서 10년 동안 3번의 유산을 했다. 피임 성공율은 99%가 넘었으나 실패율 1%를 기록하고 만 것이다. 전문지식이 있는 의사는 물론이고 의사부인들 역시 유산을 안하고 넘어 가긴 힘들다. 확률적으로 그러하니까. 분명 가족계획 안내책자에는 다음월경 예정일이 지나서 1주일 안에는 마취없이 흡인술로 빨아내면 된다고 했다. 그러나 가족계획 시술병원이라고 간판은 붙어 있으나 흡인술을 해주는 병원은 없었다. 자궁내막에 찌꺼기가 남아서 불완전하므로 마취 후 태를 긁어내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20년 전 친구 고모가 의사라고 해서 간 청량리 근처 병원.
"아줌마 돈 백 원 만 내놔요"
"잔돈은 없고 만 원짜리 밖에 없어요. 수술비는 아까 냈는데 왜 그래요?"
"피가 계속해서 나오니까 생리대를 사다 채워줘야 하잖아요"
수술후에 출혈 때문에 착용해야할 생리대 1개 값을 내놓으라고 우기는 것이 아닌가.. 수술대에 손발이 묶인 채 두려움에 떨고 있는 무기력한 환자에게 가해진 횡포였다. 낙태를 하러온 여자는 잘못을 저질렀으니 맘대로 무시해도 된다는 식이었다. 나중에서야 청량리지역의 악명을 알게 되었다고는 해도 아직도 여자환자들에 대한 인권과 존중의식은 부족하다. 피임실패를 미개인 보듯 하거나 지저분한 죄인처럼 다루지 말라. 여성에겐 존중받을 권리와 함께 유산을 비난받지 않을 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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