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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들의 책읽기- kbs 라디오 2011/5/22

2011.05.20 11:36

약초궁주 조회 수:1358 추천:252

명사들의 책읽기

kbs 라디오 2011년 5월 22일 일요일

(본) 06 : 00 ~ 07 : 00

(재) 15 : 00 ~ 16 : 00

(1R) 11 : 05 ~ 11 : 58

진 행 : 유애리

P D : 주미영

작 가 : 이정아

■ 오프닝

안녕하세요,[명사들의 책읽기] 유애리 입니다.

사람의 취향 중에서 가장 느리게 적응하는 것이

바로 입맛이라고 합니다.

외국에 나가 10, 20년을 살아도

김치찌개, 된장찌개가 먹고 싶어지는 것,

그게 바로 우리의 입맛인데요,

오늘 [명사들의 책읽기]에서는

음식의 힘, 특히 어린 시절, 밥상의 힘을 강조하고 계시는

한의사 이유명호 원장님과 함께 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이 인사

유 ‘이름이 넉자인 여성은 십중팔구 페미니스트다’라는

말이 있던데,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이 대답

유 사실은, 한국 여성들을 위해서

꽤 많은 일을 하고 계신 분이세요.

이유명호 원장이 속해있는 단체들을 보면

한의사라는 본업 외에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짐작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대답 / 여성포럼 공동대표, 한국여성장애인연합,

한국 이주여성 인권센터 이사 등...

유 여성들을 위한 건강 필독서로 꼽히는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자궁]이라는 책이

출간됐을 때 큰 화제가 됐었죠?

어떤 내용을 담은 책이었나요?

이 대답

유 이 책은 중국이나 대만에서도

출간이 됐다면서요?

이 대답

유 현대를 사는 20대 여성들의

전반적인 건강점수를 매겨본다면,

몇 점이나 주시겠어요?

이 대답

유 20대 여성들 건강에

그리 높은 점수를 주지 못하는 이유 중에

잘못된 식습관도 빼놓을 수 없겠죠?

이 대답

유 한의사가 되지 않았으면,

관광가이드가 됐을지도 모른다는

말씀을 하셨던데,

여행을 좋아하시나 봐요?

이 대답

유 한의사가 된 이유 중에‘너부터 건강하게 살라’는

부모님의 당부도 있었다고요.

이 대답

유 현대인들은 신체적인 건강은 물론이고

정신건강도 많이 허약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울증이 많은 것도 그런 이유인 것 같은데요,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으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이 대답

[명사들의 책읽기], 오늘은

한의사 이유명호 원장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노래 한곡 듣고 나서,

첫 번째로 추천해주신 책부터 만나보겠습니다.

(노래 소개)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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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명사들의 책읽기], 오늘은

한의사인 이유명호 원장과 함께하고 있는데요,

첫 번째 추천서는,

[머리가 좋아지는 아이 밥상의 모든 것] 이라는 제목입니다.

아이들의 건강을 위한 책이네요?

이 대답

유 책 표지에 보면‘아이 머리 탓하지 말고 엄마가 뇌력을

팍팍 키워줘!’라는 내용이 눈에 띱니다.

‘뇌력’ 말 그대로 생각하는 힘을 뜻하는 건가요?

이 대답

유 어떤 마음과 생각으로 이 책을 쓰게 되셨는지,

그 내용을 담은 이야기를 먼저 만나보고 나서

본격적인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MC 낭독해주세요)

(BG up & down )

아이는 이제 곧 세상 속으로 점핑할 독립예비군. 어리바리 조교인 엄마도 속으론 떨고 있다.

“야, 낙하산 대신 닌자 거북이 가방을 주더라도 알아서 잘 날아라. 사람은 태어나면 스스로 잘 자랄 의무와 권리가 있는 거야.”

“그런 게 어딨어. 엄마가 조교 노릇 잘해야 하는 거 아냐?”

애 키우기처럼 조급하고 시시때때로 좌절하는 일이 또 있을까. 부모 된 자의 마음자리는 엎치락뒤치락 노상 흔들린다. 책으로만 공부한 육아법은 한의사라 해도 소용이 없었다. 몸집만 다 자란 아이들의 허약한 구석이 자꾸만 눈에 보인다. 그래서 나는 나이 50에 낙하산을 주는 대신 책을 쓰기로 했다. 내 아이, 남의 아이 모두 머리와 몸을 스스로 보살피는 건강 비결서

(秘訣書).

‘행복하려면 머리가 좋아야 하고 머리가 좋으려면 골고루 좋아야 해. 뇌도 밥을 먹어야 영양분을 얻지. 그런데 밥만 잘 먹으면 뭐 해? 장에서 흡수를 해줘야지. 장이 아무리 좋아도 간에서 합성, 분해를 잘해야지. 간도 좋아야 하지만 췌장에서 호르몬을 만들어줘야지. 인슐린이 있어도 심장에서 피를 쭉쭉 보내야지. 심장이 피를 올려 보내고 싶어도 목이 굳으면 안 되지. 목이 안 결려도 뇌 혈액순환이 좋아야지! 순환만 잘 되면 뭐해? 노폐물을 잘 내보내야지. 머리만 좋으면 뭐 해? 감기가 끊이지 않는걸. 밥은 잘 먹어도 고기만 찾고 채소는 안 먹는 걸. 채소 먹는 척해도 군것질 많이 하는걸. 간식은 안 먹는데 발이 피곤하다네. 땅 쪽 머리인 발의 피로까지 풀어야 온 몸이 편하잖아.’이렇게 줄줄이 사탕으로 엮어진 엄마 한의사의 마음을 몽땅 엮었다.

생각(生覺)은 우리 뇌가 스스로 ‘생생 프로그램’을 짜서 살아 있는 의식

을 만들어낸 것. 머릿속에 황무지를 담으면 황사가 날릴 것이고 폭력 게임만 좋아하면 피비린내가 풍길 터. 아이들이 행복한 머리와 튼튼한 몸으로 힘차게 살아가길 바라며 피와 젖으로 애들을 키웠듯 머리와 가슴으로 쓴 육아일기, 50이 넘어서야 마무리했다. 숙제~ 끝!

(BG up & down )

유 [머리가 좋아지는 아이밥상의 모든 것] 이라는

책머리에 쓰신, ‘낙하산 대신 건강 책을 주련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책이, 엄마 한의사의 마음을 담은

건강비결서군요?

이 대답

유 아이 건강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는

[머리가 좋아지는 아이 밥상의 모든 것],

모두 3부로 구성돼 있는데요,

각각 어떤 내용들을 담고 있습니까?

이 대답/ 1부 밥상의 비밀, 2부 편식엄마의 노하우

3부 육아문제에 대한 처방 등, 간략히 설명.

유 두뇌에 힘을 키워야 아이가 건강하다...

진료를 하면서 터득한 노하우에서 비롯된

확신이셨겠죠?

이 대답

유 뇌의 신경구조는 3살 무렵이면

거의 완성된다고 하는데

밥상으로 아이 뇌력을 충전시킬 수 있는 시기는

언제까지가 될까요?

이 대답

유 뇌에 좋은 밥상을 차리려면

우선 어떤 식품들이 좋은지 부터 알아야할 것 같습니다.

뇌가 먹고 싶어 하는 것들이 따로 있다고요?

이 대답

유 아무리 좋은 음식으로 밥상을 차려도

아이가 안 먹으면 무용지물입니다.

잘 먹게 만드는 방법은 없나요?

이 대답

유 좋은 식습관, 건강은 물론

아이의 인생까지도 바꿀 수 있다고요.

이 대답

유 행복한 뇌 부자, 튼튼한 몸 부자가 되는 법,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내용일 것 같습니다.

자세하게 좀 알려주세요.

이 대답

유 한의사인 저자가 풍부한 의학 지식을 바탕으로

두뇌 발달과 회전에 좋은 음식과 식사법을 소개한 책입니다.

[머리가 좋아지는 아이밥상의 모든 것]

계속해서 본문의 일부를 조금 더 만나보겠습니다.

이번에는 직접 낭독해주세요.

(이유명호님 BG 음악 흐르면 낭독해주세요)

(BG up & down )

신경질에 짜증에 화가 벌컥 나서 남까지 긁어놓고 나중에 후회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의사로서 오랫동안 진단해보니 몸이 고달파 육체적, 정신적으로 감당이 안 돼서 ‘화’라는 자해가 일어난다. 성격 나쁘다고 자책하기 전에 우선 아침밥부터 먹어보자. 일용할 배터리를 충전하고 활동 에너지를 얻는 것은 지적 능력 못지않게 중요하다. 아침부터 씩씩하게 잘 먹으면 성격도 달라진다. 식습관이 인성을 만든다.

나 역시 그랬다. 저혈압 체질의 달빛형 인간이라 늦게 잠들면 아침에 곤죽 이 되어 일어나기가 끔찍했다. 밥 한 숟갈 먹을 시간 있으면 차라리 일분일초라도 더 자고 싶어 이불 속에서 버티다 끌려 나오곤 했다.

아버지는 평소에 밥 안 먹으면 학교에 안 보내는 독특한 신조를 갖고 계셨다. 어쩌다 늦잠을 자서 놀라 벌떡 일어나서는 지각이라고 징징거려도 ‘아침 빈속으로 등교’는 어림도 없었다. 개근상? 정근상? 이런 것은 안중에도 없이 자식 등굣길을 가로막는 아버지의 고집. 초등학교 때 어머니가 맹장염 수술을 받으셨다. 아버지는 아침 일찍 앞치마를 입고 수선을 떨어가며 (엄마의 말씀)밥을 하셨다. 그러나 미처 도시락 생각을 못 해서 밥이 모자랐다. 어쩔 수 없이 우리는 빈손으로 등교를 했다. 그런데 3교시 중간쯤에 교실 문이 삐걱 열리더니 난데없이 외삼촌이 나타났다. 놀란 내 앞에 전달된 것은 점심 도시락, 밥을 다시 해서 처남을 호출하여 급식 배달을 시킨 아버지의 집요함은 정말 못 말렸다.

고등학교 때 겨울 어느 날, 친구들을 불러다 밤새 ‘고스톱’ 판을 벌이신 아버지. 술상 뒤치다꺼리에 엄마는 아침에 뻗으셨다. 이른 새벽, 난처해진 아버지는 라면 같은 간편식은 거들떠도 안 보고 등교 채비를 마친 세 아이를 앞세워 국밥집으로 향하셨다. 정말이지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을 만큼 야속했다. 하얀 칼라에 단정하게 교복을 입은 여고생이 해장하는 아저씨들로 시끌벅적한 해장국집이 웬 말이냐.

아버지의 아침밥에 대한 굳센 집념은 가훈으로 우리의 유전자에 박혀있다.

아무리 이른 시간이어도 눈 비비고 벌떡 일어나 옹달샘을 찾는 토끼처럼 밥상 앞에 착석하고 ‘숟갈 모드’로 변환되어 ‘자동 꿀꺽 기능’을 갖췄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밥 먹어라’ 하는 다정한 목소리가 사라진 대신 내가 부모가 되고 밥 당번이 된 후에야 그 소중한 사랑을 깨달았다.

(BG up & down )

유 제 2장 ‘잘 들인 밥 습관이 뇌력이다’ 중에서

“아침에 진짜 허기진 것은 뇌”의 일부였습니다.

이유명호 원장은 아버님 덕분에

아침밥을 먹는 습관이 생기셨군요?

이 대답

유 밤사이에 가장 배가 고팠던 신체기관도,

아침에 에너지를 가장 많이 받고 싶은

신체기관도 뇌라고요.

이 대답

유 아이들도 그렇고 직장인도 그렇고

아침밥을 거르는 게 예사라고 할 수 있는데

아침밥이 정말 그렇게 중요한가요?

이 대답

유 집 밥 보다 인스턴트음식이나 밖에서 먹는 음식을

더 좋아하는 경우도 있잖아요. 그렇게 길들여진 입맛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이 대답

유 동물성 기름은 흔히 비만이나 성인병의

주범으로 꼽히는데요,

뇌에 좋은 기름이 따로 있습니까?

이 대답

유 ‘사람의 오장육부에는 오색채소가 좋다’,

이런 내용도 있네요?

이 대답

유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몸을

돌보는 방법을 터득하게 하는 게,

부모의 진정한 역할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부모가 언제까지 아이들을 따라다니면서

건강을 챙겨줄 순 없지 않겠어요?

이 대답

유 밥 먹기 싫어하는 아이, 밥 잘 먹게 하는

음식 놀이도 있다고요.

이 대답

유 아이 건강 때문에 상담실을 찾는 부모들이

가장 큰 고민은 어떤 것들인가요?

이 대답

유 명사들의 책읽기, 오늘은

아이 밥상의 힘을 담은 이유명호 원장은 책,

[머리가 좋아지는 아이밥상의 모든 것]을

첫 번째 추천서로 만나봤습니다.

(노래 소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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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명사들의 책읽기], 오늘은

한의사 이유명호 원장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열렬한 다독가라는 소문이 있던데요?

이 대답

유 오늘 두 번째로 추천해주실 책,

많은 고심 끝에 한권을 고르셨는데

어떤 책을 준비해오셨나요?

이 [행복한 만찬]/ 공선옥 음식산문집

유 책의 표지를 보니까,

쑥을 그린 그림이 소박하게 담겨져 있는데요.

향수를 불러오는 먹을거리가 가득한 책 같습니다.

저자가 직접 먹고 자란 이야기를 담았나 봐요?

이 대답

유 제목을 보니까, 문득

‘행복한 만찬’의 조건은 과연 뭘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 대답

유 이유명호원장의 어린 시절 기억 속에

남아있는 추억의 음식들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이 대답

유 저자가 직접 먹고 자란 자연음식 이야기를 담은

음식 산문집 [행복한 만찬],

먼저 본문의 일부를 만나보겠습니다.

(MC 낭독해 주세요)

(BG up & down )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농번기라는 것이 있었다. 모내기철, 추수철이 바로 농번기다. 농번기에는 모든 아이들이 수업을 중단하고 모내기, 나락 베기,

노력봉사를 나갔다. 모내기철에는 새벽부터 애향단(愛鄕團) 깃발 아래 그날 모내기할 논으로 간다. 고학년들은 모판에서 모를 찌고 저학년들은 모내기할 논으로 못다발을 나른다, 온 들판에 초등학생, 중학생들이 새까맣게 나와서 모를 낸다. 시꺼먼 거머리가 장딴지에 둘러붙어 피가 줄줄 흐르는 줄도 모르고 모를 낸다. 못줄을 잡고 있던 도회지 출신 여선생님이 비명을 지르고서야 아이들은 거머리에 물린 줄을 안다. 그 선생님은 나중에 헌 스타킹을 갖다 줘서 우리는 난생 처음 스타킹이라는 것을 신고 모를 내기도 했 다.

넓은 들에서 하루 종일 모내기 노력봉사를 하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 집으로 가는 길에도 애향단 깃발 아래 행진을 하였다. 그러다가 산모롱이 다랑논에 늙은 할아버지 할머니 둘이서 외롭게 모심기하는 것을 보고 또 이 애향단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우쭐우쭐 논으로 들어가 순식간에 온달만큼 남았던 논을 반달만큼, 초승달만큼, 손톱만큼, 그러다가 다 심었다. 모내기 끝난 논물에 석양빛이 붉게 붉게 담겨 있었다. 석양빛은 아이들 얼굴 에도 붉게 붉게 채색되어 있었다.

논둑길을 밟으며 ‘맹호부대 용사들아’를 부르며 집으로 돌아오는 아이들은 마치 전투를 끝내고 돌아오는 전사들 같았다. 모내기 노력봉사를 하고 돌아온 컴컴한 집에 엄마는 없었다. 내가 남의 집 돈에 모내기를 하는 동안 엄마는 하루 종일 산밭에서 산두밭을 맸을 것이다. 내가 엄마를 마중 나가면 엄마는 저만치 어둠 속에서 손에 호미를 쥐고 휘적휘적 걸어오고 있었다. 엄마 뒤에서 보름달이 엄마를 따라오고 엄마 옷자락에서는 찔레꽃 향기가 났다.

한 그릇의 쌀밥 속에서 나는 찔레꽃 향기를 맡는다. 쌀밥 속에 들어 있는 게 어디 향기뿐인가. 쌀밥을 보면서 나는 뻐꾸기 소리도 듣는다. 내가 밥을 먹으면 찔레꽃 향기와 뻐꾸기 소리도 함께 내 속으로 들어온다. 만난 여름만 계속되는 베트남 쌀보다 우리나라 쌀이 맛있는 이유는 아마 봄의 찔레꽃 향기와 뻐꾸기 소리, 여름의 매미 소리와 칡꽃 향기, 가을의 국화꽃 향기와 바람 냄새, 쓰르라미 소리들이 모두 그 속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BG up & down )

유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는 쌀밥 한 그릇’ 의 일부였습니다.

찔레꽃 향기가 나고 뻐꾸기 소리가 나는 쌀밥,

드셔보셨습니까?

이 대답

유 쌀밥을 숟가락으로 푹푹 떠먹는 게 아까워서

한 알 한 알 빵처럼 뜯어 먹었다는 대목도 인상적입니다.

이 대답

유 들에서 캐온 쑥으로, 국은 어떻게 끓인다고 해도

그 국에 말아 먹을 밥이 없던 시절이 있었죠.

쌀로만 지어진 밥은 명절 때나 먹는

호사였던 시절도 있었고요.

이 대답

유 어린 시절 먹을거리에는

참 많은 것들이 스며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 같아요.

이 대답

유 공선옥 음식산문집 [행복한 만찬],

계속해서 본문 내용을 조금 더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유명호님 낭독해주세요)

(BG up & down )

잔칫집 상에 오른 계란은 참 예뻤다. 삶은 계란을 톱니같이 모양을 내 접시에 놓은 것이 잔칫상의 계란이다. 다른 건 다 과장에서 일보는 아낙들이 손질을 하는데 밤하고 대추, 탕국 끓일 건새우와 홍합, 삶은 계란만은 집안의 남자들 손을 거쳤다. 아무래도 그것이 간단한 일거리라서 그랬을 것이다. 집안 남자들 중에서도 특별히 그런 일을 곰살맞게 잘 해내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었다. 그야말로 밤을 ‘깎은 밤’으로 잘 깎아내고 계란을 지그재그로 모양내는 걸 잘 하기로는 우리 당숙이었다. 당숙이 과도 하나 들고 쓱쓱 몇 번만 하면 밤은 금세 ‘깎은 밤’이 되고 계란은 꽃이 되었다. 반 갈라 오롯이 접시에 담긴 계란은 모양이 튤립 같다. 신기하게도 양쪽이 정확하고 노른자위 크기도 똑같다.

마지막 남은 계란을 “옛다.”하고 건네주며 장난꾸러기같이 천진난만하게 웃던 우리 당숙. 당숙이 거칠거칠한 손으로 껍질 벗겨 내밀던 계란을 내 어찌 잊으리. 부엌에서는 성님, 동세, 해가며 일가 여자들이 광목 앞치마를 두르고 떡방아에 조청달이기에 적부치기에 홍애 까죽 벗기기에 밤늦도록 두세두세거리고 방 안에서는 사촌, 오촌, 육촌의 일가 아이들이 더러는 깜빡깜빡 졸기도 하고 더러는 큰집 아제의 실없는 옛날 옛적 얘기에 넋을 빼기도 하던, 그러면서 당숙이 건네주는 깎은 밤이라든가, 계란들을 납죽납죽 받아먹기도 했던 우리는 알 수 없는 먼 선조의 제삿날 밤이었는지, 아니면 일가 노인의 회갑 전날 밤이었는지, 아니면 상처한 우리 당숙 새장가 가기 전날 밤이었는지, 사방에 등이 켜져서 오히려 꿈결 같았던 훈훈하고 달착지근하고 혼곤한 공기 속에서 유영하는 것만 같았던 밤을. 그런 밤은 다시는 내 생애에 오지 않으리라. 지금, 계란은 세상에 넘쳐나지만 그런 날 밤에 맛본 꽃 같은 계란도 내 생애에 다시는 볼 수 없으리라.

(BG up & down )

유 ‘계란 그것 참 꽃 같다’의 일부였습니다.

여러 가지 먹을거리 중에서

이 부분을 추천한 특별한 이유가 있으세요?

이 대답

유 책에 나오는 음식들이 자연적인 음식들이지만

요즘 사람들이 주장하는 웰빙 음식과는 좀 다른 얘기겠죠?

이 대답

유 책 본문에 보면 또 이런 대목도 있습니다.

“감나무 한 그루만 있으면 외롭지 않다.

감나무 한 그루만 있으면 배부르다.

감나무는 절대로 사람을 쓸쓸하게 하지 않는다.”

이 대목을 보면, 좋은 먹을거리의 조건은 자연이 스며있고

마음이 스며들어 있는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몸에 좋은 음식이라는 건, 그 음식을 먹는

마음에 달렸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대답

유 어떻게 보면 지극히 소소하고

보잘 것 없는 먹을거리인데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느낌이 드는 이유는 뭘까요?

이 대답

유 공선옥작가의 음식산문집 [행복한 만찬],

이유명호 원장의 두 번째 추천서로 만나봤습니다.

여성들을 위한 건강필독서를 내셨고,

아이 밥상의 힘을 강조한 책도 내셨는데

다음 책은 누구를 위한 책일까, 궁금합니다.

준비하고 계신 내용이 있으신가요?

이 대답

유 [명사들의 책읽기], 오늘은, 한의사 이유명호 원장과 함께

[머리가 좋아지는 아이 밥상의 모든 것], [행복한 만찬]

두 권의 책을 만나봤습니다. 좋은 책 소개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아나운서 유애리였습니다. (끝 곡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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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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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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