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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명호의 건강 백과 간 주말 휴식 프로그램 (酒食我敗) 글/ 이유명호 (남강한의원장)
단정한 머리를 폭탄 맞은 것처럼 지지고 볶은 희수 엄마. “자기 머리 스타일 바뀌었네. 멋진데 무슨 일 있었어요?” “코가 삐뚤어지게 술을 마시고 들어와서는 몸을 못 가누고 토하고 밤새 한 소리 또 하고 잠도 못 자게 해서 너무 속상해서 내 머리를 들볶았어요. 도대체 애들이 배울까 봐 걱정이에요.” “우리 딸애도 유치원 다닐 때 아빠 그리라니까 술병을 나란히 그려 놓은 적이 있었어.” 아빠 별명을 술고래, 술 귀신, 심지어는 티라노사우루스라고 한 녀석도 보았다. 술만 먹으면 헐크처럼 난폭해지는 모습이 공룡과 닮았다고 느끼는 모양이다. 먹고 나면 괴로울 줄 알면서도 늘 마셔 대는 술꾼은 정말 불쌍하다. 머리는 깨질 듯 아프지, 어지럽고, 느글거리고, 속은 뒤집어지지, 팔다리는 노곤해서 힘이 쪽 빠진다. 뭐라도 먹어서 속을 달래 보려 해도 위는 파업 사태-헛구역에 쓴 물만 올라온다. 이럴 때 미나리와 콩나물이 듬뿍 들어간 북어국, 복어국이 속 풀이 국인 것은 다 알고 계시리라. 한약 중에는 칡꽃과 칡이 주재료로 들어간 갈화해성탕과 대금음자탕의 효과가 대단하다. 습관성 주당파들에게 임상 실험을 한 결과 그렇게 죽겠다가도 한 잔만 마시면 밥이 들어간단다. 그렇다고 술 깨는 약을 믿고 살아가도 좋은가? 그건 아니다. 고3 담임만 수년째, 새벽별보기에 수면 부족 아이들과 함께 입시 스트레스를 간식과 소주로 푸시던 선생님은 결국 비만에 고혈압이 오자 새해 벽두에 결심을 하셨다. 벽에 ‘酒食我敗’라고 큼지막하게 써 붙이고 아침저녁으로 만세 삼창 부르듯이 외쳤다. ‘다시 술을 마시면 나는 사람도 아니다. 술을 마시면 나는 망한다.’ 휴일 날 새벽이면 등산을 다니기 시작하더니 세상에 그처럼 좋은 운동이 없다고 나한테 자랑이었다. 술을 줄이려면 탁구, 볼링, 달리기, 등산 등 몸을 쓰는 운동에 미쳐야 절제력과 끈기가 생기고 자신감이 되살아나 성공한다. 1. 간은 어떻게 되나 우리나라 술집은 약 100만 개 정도로 세계 최고. 알코올 소비량 세계 2위. 술 소비량은 소주로 따져서 연간 30억 병. 간을 술에 절이다시피 하는 습관 탓으로 알코올성 간질 환자도 세계적으로 많다. 술은 인체의 거의 모든 장기에 영향을 미치는데 간과 심장에 특히 무리를 준다. 분해·배설되지 못한 술은 지방으로 간에 침착하여 한창 일해야 할 공장을 기름때로 막아 버려 지방간이 된다. 초음파로 보면 아롱사태처럼 기름기가 반사되어 하얗게 빛난다. 여기에 염증 세포가 생기면서 알코올성 간염이 되는데, 간의 혈액이 정체 현상을 보이니 간이 붓고 온몸이 피로하고 기운이 없으며 식욕 부진,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을 보이나, 대부분은 거의 증상을 알아채지 못한다. 간은 무게가 1.4kg(대략 두 근 반) 정도로 무겁고 커서 오른쪽 상복부를 다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유방 아래 갈비뼈 아래 안쪽에 자리잡고 있어서 보통 손으로 만져지지 않는다. 염증으로 부으면 아래로 처져서 뻐근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지방간은 알코올성 간 질환의 경고 신호이므로 때를 놓치지 말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균형 잡힌 식사를 하면 회복할 기회가 있다. 간 기능은 수치가 올라갈 때까지 기다리다간 진짜로 나빠지고 치료도 잘 안 된다. 건강할 때 지켜 줘야 한다. 간이 과로로 부어서 ‘간기울결’, ‘흉협고만’을 일으켜 그들먹하고 답답한 데는 시경반하탕(柴硬半夏湯)에 울금, 목단피, 인진, 하수오, 지각을 가미하여 울체를 풀어 주면 족하다.
2. 간에게 휴가를 주자 간은 단백질 합성, 혈당 농도 조절, 비타민 저축, 유해 물질 분해, 지방의 합성과 분해, 담즙 생산 등 하루에 5000가지 이상의 물질을 합성하고 분해하는 화학 공장이다. 이 기능을 외부 공장을 만들어서 해결하자면 포항 종합제철만큼 필요하다고 할 정도니까 얼마나 고마운지. 밥과 술, 음료수, 한약이든 양약이든 입으로 들어간 모든 것이 핏속으로 흡수되어 1분에 2ℓ씩 혈액이 간을 통과하면서 물질 교환을 한다. 여기에 술 기름때, 담즙 찌꺼기 등 노폐물이 쌓이면 간 기능이 나빠지는 것이다. 기억하자. 간은 술뿐만 아니라 과식과 약품의 과량 복용으로도 피로해진다.
|| 간 주말 휴식 프로그램 ||
주말을 이용해서 간을 쉬게 하는 날을 잡아 단주(斷酒)는 물론 단식(斷食), 하루 한끼와 완전 채식으로 간을 쉬게 하고 깨끗하게 피로를 풀어 주는 방법이다. * 일요일 아침 식사는 단식을 하고 점심은 죽 한 그릇에 가지나 무나물 또는 김치 씻은 것을 먹는다. * 저녁엔 된장국이나 미역국에 무, 버섯, 미나리, 우엉, 콩나물, 가지 등 생채소를 기름으로 조리하지 않고 데치기만 해서 먹는다. * 하루 종일 깨끗한 물만 마신다. * 이담 작용을 하는 인진오령산(茵蔯五笭散)을 하루치 두 첩 마시면 효과가 더 좋다. * 오른쪽 갈비뼈 근처를 손으로 싹싹 문질러 준다. * 수시로 오른손으로 간 부위에 손을 대고 비벼 주고 온기를 전해 주는 마사지를 해준다.
*‘병만 보지 않고 사람을 보겠다’는 마음으로 진료 중이신 이유명호 님은 각종 매체에 칼럼을 연재하고 계시며, 여러 특강을 통해 건강 교육가로 바쁘게 활동 중이신 분입니다. 최근 『살에게 말을 걸어봐』라는 저서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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