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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우리는 생일 입니다. 쉼보르스카2022.01.21 11:47 잠은 죽음 같아요. 내일 아침을 맞을지...모르고 세상 모르고 잠들어 버리니까요. 살았다고도 죽었다고도 할수없는 잠을 깨보면 새 아침! 그러니 날마다 생일이 내 앞에 놓여있어요 세상 제일 소중한 선물로! 이 시를 모든 생일인 분들께 놓아 드려요. 생일
비슬라바 쉼보르스카
온 세상이 사방에서 한꺼번에 부스럭대고 있어요, 해바라기, 배따라기,호루라기,지푸라기, 찌르레기,해오라기, 가시고기, 실오라기, 이것들을 어떻게 가지런히 정렬시키고, 어디다 넣어둘까요? 배추,고추,상추,부추,후추,대추, 어느 곳에 다 보관할까요? 개구리, 가오리, 메아리, 미나리, 휴우,감사합니다.너무 많아 죽을 지경이네요. 하늬바람, 산들바람, 돌개바람, 높새바람은 어디쯤 담아둘까요? 얼룩빼기 황소와 얼룩말은 어디로 데려갈까요? 이런 이산화물은 값지고 진귀한 법. 아, 게다가 다시마와 고구마도 있군요! 이것들은 모두 밤하늘의 별처럼 그 값이 어마어마하겠지요.
감사합니다. 하지만 과연 내가 이걸 받을 자격이 있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네요. 이 모든 노력과 수고가 나 한사람을 위한 것이라니 과분하기 그지없네요. 이것들을 다 만끽하기엔 인생은 너무도 짧은 걸요. 나는 여기에 그저 잠시 머물다 갈 뿐입니다 아주 짧은 찰나의 시간 동안 멀리 잇는 것은 미처 보지 못하고, 가까이 있는 것은 혼동하기 일쑤랍니다. 이 촉박한 여행길에서 나는 사물이 가진 허무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에 그만 길가의 조그만 팬지꽃들을 깜빡 잊고, 놓쳐버리고 말았습니다. 이 사소한 실수가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 그때는 미처 생각지 못했답니다. 아, 이 작은 생명체가 줄기와 잎사귀와 꽃잎을 피우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만 했을까요. 댓글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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