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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읽고! 걷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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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엄마 자궁에 세들었던 이야기 시)- 박지선님께2020.11.04 15:19 세 조명희 시인. 엄마는 양은밥상만 한 땅뙈기에 세 들어 살았단다. 사는 게 이래도 저래도 세상에 세 들어 사는 거라 겁 없이 살았단다. 나도 엄마 뱃속에서 열 달 계약으로 세 들었단다. 사글세란 다 그렇단다.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줄 세 없으면 방빼는 거란다. 그날도 엄마는 수건으로 머리 두르고 팔 걷어 붙이고 김장 무 뽑으러 밭으로 갔단다. 무 몇 개 뽑고 잠시 앉았다 다시 하나 잡고 끙. 하니 무보다 내가 먼저 나오더란다. 줄 세는 없고 주인 얼굴 한 번 보자고 서둘러 나왔단다 세상 세 치르다 한 시절 가고 탯줄 묻은 자리에선 오동나무 꽃만 다투어 피겠다고 환장 한단다. 나도 환장 한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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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딸을 혼자 보낼수 없다고
같이 가신 지선님과 어머니께
바칩니다.
얼마나 쓰리고 따갑고 아팠을까
죽어서 고통을 끊고 싶을만큼...
부디 고통 없는 제 세상에서
평안 하길 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