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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죽음 1편2024.09.25 14:45 제일 좋아하는 선배. 노인이시다. 삶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지혜를 배우는 분. 시니어 노인학 글을 쓰시는 저자. 그 선배님이 겪으신 많은 죽음 가운데 최근에 친언니가 곡기를 끊으시고 준비하시고 돌아가셨다. 그걸 글로 써서 발표하셨는데 원고를 받아 읽고 또 읽었다. 늘 말씀을로 전해주던 언니 이야기를 장례 치르신 후 쓰셨다. 후배들에게 '죽음 공부'가 필요하니 꼭 글로 책으로 내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좋은 죽음 1 내게는 오직 한 분, 살아있는 집안 어른 한분이 지금 죽어 가고 있다. 그냥 어른이 아니고 유일한 피붙이이자 속속들이 들어 낼수 있는 친구이자 나의 어드바이저이고 동반자다. 주일 이면 같이 예배드리고 차 마시고, 창경궁 창덕궁을 돌면서 철마다 바뀌는 자연을 함께 감상 하는 것이 변챦는 루틴 이었다, 그 루틴이 지금 3주째 이루어 지지를 못하고 있다. 혼자 예배까지 보는 거는 할 수 있는데 고궁걷기는 영 혼자 못하겠다. 내 유일한 걷기 운동인 고궁걷기가 지금 2주째 거르고 있다. 나이는 나 보다 5살 연상이다. 우리는 함께 죽음 얘기를 많이 했었다. 언니는 사람이 90세까지 사는 거는 괞찮지만, 90넘어까지 사는거는 좀 그렇다고 했다. 그럼 진중하지 못한 나는 얼른 받아서 “나도 언니하고 같이 죽을래, 언니 90이면 난 85세! 에구, 85세 이후 5년이란 시간은 별거 아닐거야. 그냥 언니랑 같이 죽자-”라고 나불댔었다. 어느 새, 언니는 90살, 나는 85살이 되었다. 이상하게도 요즘엔 그 많이 하던 죽음얘기가 사라졌다. 일찍이 필립 아리에스도 브롬리라는 노년학자도 말했듯이 죽음앞에서는 외레 죽음 얘기를 안하게 된다는 말대로인가? 아니다 칼같이 약속을 지키는 언니는 조바심을 했다. 90 생을 사는동안 안과외에 병원에 간 적이 없는 천연노인이 언제부터인가 먹으면 어지럽고 토하고 배가 아프고해서 한 사흘 굶다가 혼자 기어서 미음을 끓여 한 숟갈 두 숟갈 먹다보면 제대로 식사를 하게 된다. 이때를 놓칠새라 우리는 맛집 순례를 하며 조금이라도 영양을 취해 두기를 수삼년!. 지난 4월 10일 미국서 온 조카들과의 회식이후 먹기를 중단했다. 사흘쯤 앓다가 미음으로 시작하는 먹기가 불가능 해져서다.
나 하구 교회는 잘 다니지만, 천성적으로 영성이 부족한 사람인가하고 살짝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그만큼 현실생활과 계산에 빠른 언니를 보고 그리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이제 와서 보니 현대 의료를 맹신하고 집착하기 보다는 자연스러운 죽음을 인간 생명의 한 부분으로 품위있게 맞아 들이고 있는 분 이었다. 자연스런 죽음을 받아 들이는 동시에 현실생활과 빠른 계산에 따른 철저한 후속 조치를 하나 하나 실천해 가고 있다. 자식 손자를 위해서는 일찍이 재산을 다 물려 주고 당신은 30kg에 160cm 몸뚱이가 겨우 거처할만한 누옥에 누어 있다. 찾아오는 조카 친지들과 포옹하는 그 어느 사이에 돈봉투를 일일이 끼워 주고 있다. 입던 옷이며 백들은 마치 경매장처럼 다투어 조카들에게 노나 주었고 심지어는 언니와 내가 같은 브랜드를 쓰는 눈썹연필까지 내게 주었다.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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