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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밭자유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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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이야기

2018.07.31 19:14

신선한새 조회 수:354

  지난 11월 이사 후,

 서울에 머무는 모든 날들을 집 정리에 갈아넣었더랍니다.

 ( 1일 8시간을 따박따박....으으...그래도 다행히 추가근무는 없었네요.^^;;)


  이른바 분골쇄신 집구석......ㅠㅠ


 그간의 파란만장함은 뭐....

-와~ 이제 정리 다 됐나 보다~!! 이러면 어디선가 엄청 덩치 큰 물건이 굴러 들어오거나

화룡점정을 하려는 순간! 뭔가 잘못 건들어서 벽에서 물이 콸콸콸 쏟아지면서 일순간 물난리 통이 되어서 모든 가구를 다 끌어내서 끝이 보일 수록 처음처럼의 상황이 되거나

이번 주야 말로 아무것도 안하고 쉬련다! 하고 외치며 호기당당 들어선 순간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곳이 페니실린 공장이 되있거나....-

이 정도 였습니다.

 

 그 중 '마당'은 평생 직접 관리해본 바가 없어 매우 특이한 경험이라 이렇게 썰을 풀어봅니다요...

 

여적 마당이 있는 공간을 두 번 거쳤었는데요,

부여서는 옆집이랑 공유하는 공간이었는데 옆집이 열심히 심어 놓고 이사 가 버린 뒤 그냥 열심히 먹어주기만 했던 텃밭 개념이었고

평창동은 뒷마당이 주인집에서 관리하겠다 했으나 실상은 뒷산이라 향유니 산국이니가 지천으로 깔려서 해마다 다른 식물들이 열심히 자라는 것을 관찰만 하던 야생의 공간이라 그냥 '다음엔 내 마당이 있는 집으로!'라는 로망만을 심어줬을 뿐이었죠.


 이 집에 처음와서 본 마당은 관리가 전혀 안된 폐허 같은 곳이었어요.  그 공간을 두고 집 내부 정리가 대충 끝나던 늦 봄까지 함께 사는 자와 함께 오만 플랜을 다 짰었답니다.  마사를 깔아서 잔디를 심자. 아니다 백자갈을 다 깔아서 일본식 정원을 만들자. 그물을 쳐서 공놀이장을 만들자 등등등.....


 그러나! 인터넷으로 오만데를 돌아다니면서 알아본 바. 돌이니 자갈이니 잔디니 하는 것들이 그렇게 무겁고 비싼 건 줄은 머리털 나고 처음 알았네요. 거기에서 1차 좌절.


 그리고 낙엽은 가을에만 떨어지는게 아니더군요.... 일단은 마당과 익숙해 지면서 구상을 하자는 계획은 서울에 올라와 아침에 눈을 뜨면 낙엽을 쓸면서 낙엽 관리가 최대 관건임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낙엽 쓰는 것 부드러운 빗자루가 유리하단 사실도 첨으로 알게 되었어요. 고운 싸리비의 소중함!!!

 더불어 아~ 이래서 영동에 거대 텃밭 소유자들은 잡초에 치를 떨고 잔디 소유자들은 잔디의 생장속도에 분노하고 예쁜 나무를 많이 심은 분들은 낙엽에 분노하였구나...를 이해하게 되었답니다.


 결국 화분을 들이는 절충형 마당을 구상 후 욕심껏 식물을 구입하려고 보니 그렇게 키우고 싶던 작약은 땡볕이 없어서 안되고 예쁜 꽃 피는 친구들은 겨울에 월동이 안되서 안되고 ㅠㅠ 구글 검색어는 어느 새 '생명력 강한', '음지에서도 잘 자라는' 이란 수식어를 주로 사용하게 되었답니다.


  짜짠! 인동, 찔레, 앵두, 베르가못, 산수국, 자운영 등등이 줄지어 배송되고 잘 자라라며 죽자사자 심고 나니....

 현 시점 벌레 밥이 되어 잎사귀가 소멸 되거나, 생명력이 강하다더니 다 녹아서 사라져 버렸습니다.ㅠㅠ


  저의 초이스에서 살아 남은것은 오로지 맥문동! 맥문동 밖에 없어요.... 친정집 이사로 떠안게 된 알수 없는 베리류와 맥문동.

  

  기승전 맥문동은 굉장한 식물이라는 감탄과 함께 저 역시 저 놈처럼 이름 있는 잡초(?)처럼 살아야지 하는 각오를 남긴 채

 오늘도 모기를 피해 땡볕에 낙엽을 쓸다가 더운 여름이 덜 덥게 횡설수설 마당 이야기를 전해 드려야지 했답니다.


 ps1. 이런 피와 눈물과 땀으로 완성되어가는 집구석에 오는 자들은 "아이고~ 카페같네!~ 어디 나갈 필요가 없겠어." 라고 하고

     저는 "이 집에서는 지금까지 노동 후 살아보겠다고 원샷한 커피만이 존재할 뿐." 이라고 합니다.

     

ps2. 이제 이런 뻘소리도 쓸 마음의 여유가 생겼으니 다음에 서울에 오거든 진짜 여유롭게 차 한잔을 마시고 싶습니다.


ps3. 오늘은 컴이 맛이 간 관계로 인증샷은 다음 기회에 올려보겠습니다.     

  

ps4. 폭염에도 한의원은 적당히 시원하고 적당히 따듯해서 짱짱 좋았습니다. 다음 방문엔 오늘 보다는 살만한 날씨이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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