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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자 정장에 자유를 허하라


여름 되면 딱하게 느끼는 것이 남자들 복장. 두툼한 뽕 들어간 양복과 딱딱한 와이셔츠 깃, 그걸 더 졸라매는 넥타이에 땀 차는 두꺼운 허리벨트, 앞이 꼭 막힌 구두까지 보고 있자면 사는 게 참 힘이 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버드 보건대학원에 연수 갔을 때 인상적이었던 것은 세계의 보건정책을 주름잡는다는 유명한 교수들의 강의 복장과 저녁만찬 의상이었다. 콧수염 기르신 남자 교수는 나의 꽁지머리와 비겼다 쳐도 아래는 청바지에 윗도리는 재킷에 빨강 나비넥타이로 포인트를 줬으니 얼마나 개성적인지. 모두들 면 양복에 편한 신발을 신는 것이 생활화되어 있었다. 검은 양복 일색인 한국 교수들과 완전 대조적.


목은 머리와 몸통의 연결 부위. 잘록한 통로에 신경과 혈관이 통과해야 하고 약한 목뼈와 근육 위에 무거운 머리가 얹혀 있어 피로하기 쉽다. 하루 동안 목과 어깨에 걸리는 무게는 수톤이란다. 삶의 누적된 피로와 스트레스는 짐처럼 짓누른다. 게다가 딱딱한 깃과 넥타이로 목을 고문하고 있으니 고개는 뭉쳐서 뻣뻣해진다.


목 앞쪽의 흉쇄유돌근 속에는 뇌에서 내장으로 가는 중요한 미주신경과 심장에서 뇌로 가는 경동맥이 흐른다. 가능하면 노타이인 편평 칼라 와이셔츠나 남방셔츠를 입는 것이 건강에는 좋다. 특히 혈압 높으신 분들이나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분들, 짜증이나 분심이 벌컥 치밀어 욱하는 성격들은 옷부터 바꿔봄이 어떨지. 회사들이 나서주라.


남자들에게 당부 한 가지 추가요!


더워지기 시작하는 초여름이면 구두를 바꿔보시오. 왜 앞이 뭉툭하고 꽉 막힌 겨울용 말고 그물눈이 있는 메시(mesh)라고 하나? 구멍 숭숭 바람 통하는 구두 말입니다. 발은 땅 쪽으로 있는 음두라고 했잖소. 발을 시원하게 해주면 무좀 걱정도 없고 바람이 술술 통해서 콧노래에 기분도 상쾌해질 것이오. 발도 젊음을 유지할 게요. 글쎄 몸 중에서 제일 빨리 늙는 것이 발이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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