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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을 부끄러워한 죄 2 (책 쓰기 전에 놀던 고향 )2021.07.07 13:56 이 여자. 마포 토박이다. 지금 마포역에서 내려 호텔 쪽으로 나와 걸어가다 보면 명호가 일하는 빌딩이 나온다. 병원 뒤로는 정겨운 음식점과 노래방과 은근슬쩍 숙박업소도 끼어있다. 그곳이 도화동. 복사꽃 마을이다. 명호는 이곳에서 태어났다. 그의 엄마와 삼촌들, 형제자매가 모두 마포초등학교 동창생. 그가 어릴 땐 산 중턱의 학교를 올라 가다보면 형무소 죄수들이 무와 배추 농사를 짓던 밭이 내려다 보였던 곳이지만 지금은 온통 아파트 세상. 일제 때부터 그곳 마포시장에서 외할아버지 형제가 고무신 가게와 건어물 장사를 했다. 형님은 건어물 장사로 큰돈을 벌었지만 외할아버지는 시장에 불이 나서 가게를 다 태운 뒤 화병으로 돌아가셨다. 명호가 어릴 때 아버지 손에 교복입고 끌려 다니던 마포종점의 해장국 집은 아직도 그대로 영업 중. 용산 성당 뒤쪽엔 외국인 선교사 무덤이 있었는데 그곳은 아이들이 벌벌 떨면서 담력내기 놀이를 했다. 지금은 대기업의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선 공덕동 사거리엔 개봉관을 거쳐 밀려 내려온 영화를 상영했던 영화관이 있었다. 그곳에서 명호는 중학생부터 학생입장절대불가 영화를 섭렵했다고 으스댄다. 동업자 선배와 후배들이 함께 몰려가서 밤 새 노래를 부르던 굴다리 밑의 ‘방석집’. 이곳에서 일하던 여성 중엔 명호의 환자도 있다. 돼지 껍데기 집들에 대한 그리움 속엔 선량함과 순정도 담긴 것 같다. 해마다 홍수가 지면 아현동과 만리동 고개에서 물이 쏟아져 한옥 댓돌을 넘은 물이 방의 이불과 머리를 적셔 놀라 깨기도 했다는 명호. 댓글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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