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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들 곁에~~ 김해자 (놀러오고 싶은 한의원)2023.12.20 13:38 모든 이들 곁에 김 해자
1 여기로 오세요 쏘가리 뛰는 한석강 여울 다리 건너 동화 같은 집들 지나 꼭대기까지 오르세요 사실 끝이란 게 그리 멀지도 않답니다
잔디와 토끼풀은 좀 밟아도 됩니다 걱정 마세요 그 아이 들은 당신보다 강하답니다 목이 마르시죠 텃밭에 오이 좀 따 드실래요 장독대 돌아 닭장 지나 복숭아나무한테도 가보세요 벌레들이 먼저 맛을 보기도 했겠지만 맛은 좋답니다 새와 사람이 파먹고 따 먹어도 복숭아는 어떻게 다시 열매를 내걸 결심을 했을까요
다시 시작해도 되겠습니다 벌레도 복숭아도 나를 읽는 당신도 이 행성에는 능력자투성이입니다
비가 오면 장독대 옆에 넌출넌출 호박잎 다서 머리에 쓰고 어김없이 꽃핀 자리에만 달리는 호박도 찾아보세요 애호박은 부끄럼을 타서 널따란 치마폭 아래 숨어 있곤 한답니다 먹고 남은 껍질과 씨 들은 닭장 그물망 사이에 넣어주실래요 닭들은 당신이 못 먹는 수박씨도 아주 좋아한답니다 당신 모르게 당신 곁에 나는 서 있습니다
2 당신이 이 들에 와 있는 동안 허락하신다면 당신 집에 놀러 가고 싶네요 빵집과 커피숍 김밥집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곳 밖에서 보면 공손히 묵례하고 있는 것만 같은 김밥 마는여자 색색 실들이 뱅글뱅글 돌아가는 봉제 공장 라인을 돌아 옷 수선집과 치킨과 순댓국밥 냄새가 배어 나오는 거리
음악CD 보관함처럼 당신이 지나쳐온 가락들이 함께 꽃혀 있는 골목 모퉁이 가끔씩 비트를 넣어주는 젗은 음악들 급커브길에서 넘어졌다 다시 일어서는 오토바이
긴 장마 사이 잠시 하늘이 말갛게 씻어놓은 당신 집 근처에서 따스한 구기자차 입술에 적시듯 당신의 오래된 향기를 천천히 맡아보겠습니다 다른 이들 속에서 모두와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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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 오고 싶은 한의원
누군가는 유치원 같다고.
누군가는 노치원 같다고
당신은 아는지 모르는지
나는 당신들 곁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