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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자연어머니>2010.07.22 14:38 간만에 도전정신에 불을 붙이는 책을 발견했다. 세라 블래퍼 허디라는 미국의 인류학자가 쓴 "모성"에 대한 탐구 책이다.
열두살 때쯤 그런 생각을 한적 있다. 헌신적이고 자기희생이라는 어머니의 사랑은, 실은 이기심의 절정체 아닌가 하고. 자기 몸을 챙기는 것보다 자기에게서 난 자식들을 챙기는 게 사실은 더 이기적인 것 같았다. 자기 자식이 아니어도 그렇게 알뜰살뜰 하겠나... 싶었거든.
그래서 지금도 부모의 은혜에 감사 따위 별로 안 느끼는 인간이기도 하다. 절 낳고 기르느라 수고 하셨어요. 최선을 다 하신 것도 잘 알지요. 근데 제가 세상에 나온 것 자체는 저랑은 무관한 일이었잖아요? -.- 제가 태어난 날이랑 시간은 알고 계셔도 어머니 자궁에 기어들어온 순간이 언젠지는 모르시겠지요. 제가 생명체로 잉태된 순간에 제 생각을 하고 계시지는 않았을 테니까. 그게 당연하지요. 자연의 법칙이니까.
허디 왈, 어머니는 다면적인 생명체이고 (헌신과 희생은 그 중 한 면일 뿐이다) 정치적 목표를 여러 개 손에 쥐고 곡예를 하는 전략가다. 그렇기 때문에 태어난 각각의 아이들에 대한 헌신의 정도는 상황에 따라 평등할 수가 없었다. 아들과 딸, 첫 아이와 마지막 아이에 대한 어머니의 헌신 정도는 사회와 문화에 따라 달라진다.
길고양이 어미는 새끼를 여럿 낳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그 새끼들을 다 돌보지 못할 처지가 되면 살아남을 만한 새끼 한둘만 챙기고 나머지는 버리고 사라진다. 어미에게 버림받은 새끼는 동정심 많은 사람을 만나지 않는 한 살아남지 못한다.
오늘날 여성들이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과 관련된 결정을 내릴 때 정보를 제공하는 수많은 감정들은 지금의 기준에서 보면 무자비한 먼 과거에 형성된 것들이고 본질적으로는 길고양이 어미와 다르지 않다는 게 저자의 논지 중 하나인 듯하다.
여성이 자신의 번식 기회에 대한 통제력과 처지를 개선할 기회를 모두 가진 곳이면 (즉 피임과 육아과정에 대한 통제권을 확실히 가질 수 있다면) 여성들은 어디서나 더 많은 아이보다는 삶의 질과 경제적 안정을 택한다. 그래서 아이를 많이 낳기보다는 적게 낳아 잘 기르는 쪽을 택한다는 게 인류학 연구의 결론이다.
"모성"에 대한 생물학적, 인류학적 온갖 정보와 고찰이 들어있는 훌륭한 책인데 분량이 쫌... 800쪽이나 한다. ^^; 그래도 이 주제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읽어보시라 권한다. 출산율이고 낙태논쟁이고 알아야 한마디라도 보탤수 있다. 다 읽으면 내꺼 빌려 드릴수도 있음 ^^
영어로 원래 제목이 Mother Nature 인데 번역서 제목은 "어머니의 탄생"이다. 머더 네이처는 서양에서 보통사람들이 흔히 쓰는 말이고 스머프 만화에서 "자연 어머니"라고 멋들어게 번역했던데 이 책에선 "어머니 대자연" 이라고 했다. 개인적으로는 자연 어머니가 더 낫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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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짭잘해서 고마워.
난 어머니란 존재에 대해
내가 엄마임에도 불구하고
양가..삼가...오가...십가쯤되는 복잡한 감정임.
더 읽고 차분차분 야그 들려주어.
받아먹는 재미, 과외같아서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