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yakchobat.com/files/attach/images/671/aa586f70698924dea235ebf53f68a6f2.jpg
  logo    
약초밭자유놀이터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삭제되거나 이동 될수 있습니다



품 안에 깃든다는 것

이연정

딸아너는 보았니?


캥거루가 새끼손가락만 한 새끼를 낳으면

새끼는 혼자 힘으로 어미 배를 기어 올라가야 한단다

배 주머니 안으로 들어가야만

엄마 젖꼭지를 물고 자랄 수 있기 때문이지.


새끼 캥거루의 첫 등산은 만만치 않단다.

앞발로 어미의 털을 붙잡고

떨어지지 않기 위해 온 힘을 기울여야 하지.


어미 방에 이르는 길은 메마르고 거친 길이다.

그곳을 찾지 못한 새끼는 끝내 죽기도 하는

찾았을 땐 기어코 눈물이 흐를 것이야.


따뜻한 엄마의 방은

온기가 가득하고 달콤한 젖이 흐르는 곳이다.


딸아품 안에 깃든다는 것이 무엇인지 아니?


어미 방에 둥지를 튼 너는

상심에 젖어 있거나

기쁨에 들떠 있을 때나

늘 네 존재를 알려 주었다.


중략


그렇게 너는

성장의 길에서 세상을 잡으려 날을 바짝 세우며

혼자 힘으로 길을 열어 가고 있었다.


세상이 바로 엄마 방이다

그곳에 이르는 길은

한 번도 걸어 본 적 엇는 메마르고 거친,

때론 인적 없어 무섭고 외로운 길이지만

네가 찾은 그 길 끝엔

따뜻한 온기가 가득하고

달콤한 젖이 흐를 것이다.


딸아품 안에 깃든다는 것은

스스로 길을 찾아가는 너를 놓아주는 것이다.

너를 내 품에 앙은 줄 알았으나

네 품에 내가 안긴 것을 깨닫는 일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949 해외살이 중 진료 방문 여쭙고 싶어요 [2] update didimi 2024.12.24 7
2948 생존신고ㅈ합니다 [1] update 은수 2024.12.19 15
» 품 안에 깃든다는 것 (이연정 시인) [1] 약초궁주 2024.12.05 45
2946 방문 가능할지 문의 드립니다. [1] 초원 2024.12.02 42
2945 눈 펑펑..오늘은 식신이 동하는 날~~~ [1] file 약초궁주 2024.11.27 46
2944 여러분 저 출근 했습니당~~~ 약초궁주 2024.11.26 30
2943 질문이 있어 글을 남깁니다. [2] 핑구 2024.11.23 43
2942 긴급 알림-제가 넘어져서 금토! 결근합니다. [2] 약초궁주 2024.11.21 30
2941 11월 11일 안녕 나의 자궁 강의~~(이화여대) [1] file 약초궁주 2024.11.01 58
2940 가수 화사가 오디션보고 엄청 울은 다음~~ 약초궁주 2024.10.17 64
2939 야만과 모욕의 시대에 한 줄기 빛!!! 한강 노벨상 수상 file 약초궁주 2024.10.11 160
2938 8 화요일 휴진 안내-죄송~~ 약초궁주 2024.10.02 42
2937 보름달에게~~~ [2] 약초궁주 2024.09.25 65
2936 고요하고 아름다웠던 추석 축원~~~ [1] file 약초궁주 2024.09.19 60
2935 출근했어요. ~~침대신 바느질 [1] file 약초궁주 2024.08.08 107
2934 8월 1-3 휴가 6화요일 출근! 약초궁주 2024.07.25 103
2933 말할 때 생각해볼 조언 3가지 (나도 깊이 명심해야) 약초궁주 2024.07.23 245
2932 낙태수술 전에 피임철저를 (36주 임신중지 동영상 논란) [1] 약초궁주 2024.07.18 110
2931 내가 죽어서 참새가 된 꿈~~ 약초궁주 2024.07.17 116
2930 63살 존재 증명 도전 산행의 추억~~ file 약초궁주 2024.07.02 117

side_menu_title

  • 약초밭자유놀이터
  • 먹고! 읽고! 걷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