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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세 선배님 글에 후배가 답장 드립니다.~~2024.04.24 11:14 일찍이 인류학자인 마가렛 미드여사는“앞으로 인간은 36세만 넘어도 지구라는 행성에 새로 이민 온 사람처럼 모든 걸 새로 배워야 할 거”라고 경고했었다. 유사이래 첫번째로 100세시대를 맞는 우리는 인간관계 특히 자식간의 관계를 새로 배우고 정비해야 하는 것이 제1순위로 할 일이다.“효심”이니 “효도”니 하는 단어가 자연히 死語화 될 조짐이 보인다. 효심 혹은 효도는 윤리나 휴메니즘문제로 돌려야 하쟎을까. 내 딸의 효심총량이 소진돼어 지치게 될까 봐 나는 100살을 사는게 걱정스럽다. 자식들 효심의 총량이 고갈돼서 힘들지 않게 해 주는 것이 100세 부모들의 할 일이다. 이게 바로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해 줄“역 효도”다. “진짜 걱정꾼들이 가장 철저한 일꾼이고 사려깊은 벗”이란다. 걱정도 팔자라서 하는 걱정이 아니라는 얘기다. 혼자 사는 즐거움 육근상 어제는 말 한마디 하지 않고 계곡 물소리 들으며 한나절 보냈네 사람이 사람 피해 산다는 것은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구렁에서 내려온 침엽의 바람이 말 건넸네만 적막 소리 듣기 좋아 바라만 보고 있었네 혼자 사는 즐거움에 밥 먹는 것도 잊고 이틀 굶었네 처마 끝 매달아놓아 꾸덕꾸덕해진 고등어 한 손 잡아 말린 고사리랑 넣고 화롯불 올려놓으려다 문밖 나섰네 조금만 내려가면 진흙 살 천장 매달아놓고 귾어주는 굴바위집 있네 솜씨 좋은 노파가 겨우내 소금에 절여놓은 한숨살인데 한 조각 베어 물면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지 한 볼테기 끊어 장작불에 올려놓으려던 참인데 문 닫았지뭔가 상수리나무 타고 오른 칡뿌리 꺼내 구워 먹으며 사흘견디고 있네만 입에서 별이씹히고 달 비린내 올라와 호숫가 앉아 출렁 거리고 있네 아래모퉁이 들어서자 컴컴한 대문이 말을 걸고 싸늘하게 식은 흙 마당이 말을 걸고 발목 끊은 장화가 말을 걸고 모퉁이 찌그러진 개 밥그릇이 말을 걸고 자작자작 마른 불길 세운 장작이 말을 걸고 마늘밭에 켠 구절초가 말을 걸고 매운 별 빻던 도긋대가 말을 걸고 댓돌 가지런한 고무신이 말을 걸고 댓돌 가지런한 고무신이 말을 걸고 끙 하고 올라서는 대청이 말을 걸고 엄니 변소 다녀오셨나 손전등이 말을 걸고 보리차 끓이는 주전자가 말을 걸고 옆에서 꽈리 부는 된장찌개가 말을 걸고 한쪽다리 짧은 대나무 소반이 말을 걸고 대가리 잘라놓은 묵은지가 말을 걸고 입맛 잃은 국자가 말을 걸고 한쪽 다리 짧은 대나무 소반이 말을 걸고 누룽갱이 긁다 이빨 다 빠진 달챙이 숟가락이 말을 걸고 기대앉은 바람벽이 말을 걸고 오이 먹은 비누가 말을 걸고 기대앉은 바람벽이 말을 걸고 칫칫칫칫 밥솥이 말을 걸고 주발에 핀 햅쌀 버섯이 말을 건다 ~~~~~~~~~~~~~~~~~~~~ 선배님 저는 70세인데 앞으로 이 몸으로 어찌 20년을 버티나 그게 더 깜깜 합니다. 86세 선배님 장하십니다. 걱정근심 소용도 없는걸 매일 소확행 누리소서~~ 효도를 하건 말건 내다 버리건 말건 닥치면 무찌르고 힘 딸리고 돈 떨어지면 가만히 묵묵히 살면 그 뿐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유명호 드림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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