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번산 고양이
백만 년이나 죽지 않은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백만 번이나 죽고 백만 번이나 살았던 것이죠.
정말 멋진 얼룩 고양이였습니다.
백만 명의 사람이 그 고양이를 귀여워했고, 백만 명의 사람이그 고양이가 죽었을 때 울었습니다.
고양이는 단 한 번도 울지 않았습니다.
/..........
한때 고양이는 서커스단 마술사의 고양이였습니다. 고양이는 서커스 따위는 싫었습니다.
마술사는 날마다 고양이를 상자 속에 집어 넣고 톱으로 쓱싹쓱싹 상자의 반을 잘랐습니다.
그러고도 까딱없는 고양이를 상자에서 꺼내어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어느 날 마술사는 실수로 고양이를 정말 반으로 쓱싹쓱싹자르고 말았습니다.
마술사는 반으로 잘린 고양이를 두 손에 들고 소리 내어 엉엉 울었습니다.
아무도 박수를 치지 않았습니다. 마술사는 서커스단의 천막 뒤쪽에 고양이를 묻었습니다.
.....
.......
한때 고양이는 어린 여자 아이의 고양이였습니다. 고양이는 아이를 아주 싫어했습니다.
여자 아이는 고양이를 업기도 하고 꼭 껴안고 자기도 했습니다.
울 때는 고양이의 등에다 눈물을 닦았습니다.
어느 날 고양이는 여자 아이의 등에서 포대기 끈에 목이 졸려 죽고 말았습니다.
머리가 덜렁거리는 고양이를 안고 여자 아이는 온종일 울었습니다.
그리고 고양이를 뜰 나무 아래에다 묻었습니다.
고양이는 죽는 것 따위는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
고양이는 그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좋아했던 것이죠.
그런데 딱 한 마리, 고양이를 본 척도 하지 않는 새하얗고 예쁜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고양이는 하얀 고양이 곁으로 다가가,
"난 백만 번이나 죽어 봤다고!" 라고 말했습니다.
하얀고양이는 "그러니." 라고만 대꾸할 뿐이었습니다.
.....
"난 백만 번이나........."하고 말을 꺼냈다가 고양이는
"네 곁에 있어도 괜찮겠니?" 라고 하얀 고양이에게 물었습니다.
하얀 고양이는 "으응."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고양이는 하얀 고양이 곁에 늘 붙어 있었습니다.
하얀 고양이는 귀여운 새끼 고양이를 많이많이 낳았습니다.
고양이는 이제 "난, 백만 번이나....."라는 말을 절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고양이는 하얀 고양이와 새끼 고양이들을 자기 자신보다 더 좋아할 정도였습니다.
마침내 새끼 고양이들이 자라서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녀석들, 아주 훌륭한 도둑고양이가 되었군."
이라고 고양이는 만족스럽게 말했습니다.
"네에."라고 하얀 고양이는 말했습니다. 그리고 야옹야옹 부드럽게 울었습니다.
하얀 고양이는 조금 할머니가 되었습니다. 고양이는 한층 부드럽게 야옹야옹 울었습니다.
고양이는 하얀 고양이와 함께 오래오래 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날 하얀 고양이는 고양이 곁에서 조용히 움직임을 멈췄습니다.
고양이는 처음으로 울었습니다. 밤이 되고 아침이 되도록,
또 밤이 되고 아침이 되도록 고양이는 백만 번이나 울었습니다.
아침이 되고 도 밤이 되고, 어느 날 낮에 고양이는 울움을 그쳤습니다.
고양이는 하얀 고양이 곁에서 조용히 움직임을 멈췄습니다.
그러고는 두 번 다시 되살아나지 않았습니다.
~~~멀리 진주에서 찾아온 지혜자유용기의 가방속엔
나를 준다고 동화책 몇권이 들어있었습니다.
늘근 언니에게 주는 선물이 동화책이라니.
참 기쁘게 받았고 읽었고 (각종 책때문에 맞고자란 나로서는)
감개무량.ㅋㅋ
사노 요코의 글 그림 동화책.-100만번 산 고양이.
기억해주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