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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동 할머니 (녹색평론중에서)2009.05.08 16:22
오늘 배달된 녹색평론중에서 시를 베낀다. 제목도 가슴아린 '녹색성장'에 침을 뱉으마도 잇다. 뒤표지실린 책광고. 모두 다정하다. 간곡하다.
우리들의 하느님(권정생) / 퇴곡리 반딧불(유소림) /달려라 냇물아(최성각)
인동 할머니
- 서정홍
아흔살, 인동 할머니 겨울 햇살에 앉아 하루 내내 떨어진 곡식 포대를 깁고 있다.
거저 가져가라 해도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을 포대를 돈으로 따지면 새 것이라도 칠팔백원밖에 하지 않을 포대를 그리운 자식처럼 끌어안고.
할머니 살아온 세월만큼 여기저기 닳고 헤진 낡은 포대는, 생살보다 기운 자리가 더 많은 낡은 포대는 어느새 할머니 동무가 되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겨울 햇살에 스를르 잠이 든다. 할머니 품에 자식처럼 안겨.
~~~할머니 품에 자식처럼 안긴 포대.
농촌마을에 이 어르신들 다 돌아가고 나면 누가 있어 곡식들을 정성들여 키우고 거두고 보듬을 것인가.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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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따질 수 없는 무언가가 있는게지요. 느리게 피어나는 아이들과 아들과 살다보니 인동할머니 마음 닮아야 내 마음에 행복이 담길 수 있다 이런 생각하누만요.
할머니 포대깁는 정성 완전히 와 닿지는 않지만 어렴풋이 짐작은 가네요. 그리고 다 깁고나서 그 포대 치어다보며 아흔살 인동할매 환하게 웃는 모습이 제 머릿속에 벙긋이 스치네요.
저에겐 아들녀석이 인동할매 포대입니다.
저에겐 연구소녀석들이 인동할매 포대입니다.
특별한 기법, 뛰어난 기교가 있어 이 아이들에게 말과 글을 가르치는게 아니라 바로 인동할매 같은 마음으로만 가능한 것이지요. (하여 남편이 저를 팔아 프렌차이저 연구소 어쩌구 저쩌구 하면 이젠 피식 웃습니다요. 짜~~아~~씩 어디서 교사를 구할낀대. 이런 인동할매 마음 닮은 교사를 어디서 구할낀대. 기법이 중요한게 아닌기라. 사람이지 사람.)
그런데 그 마음 배우기가 어찌나 힘드는지.....,
그 더딘 속도 내 마음 다스리가 어찌나 힘드는지.....,
인동할매 마음 닮아야 하는 사람들은 비단 농촌마을에만 있는 것이 아니지요. 최소 자식농사 제자농사 짓는 사람들은 인동할매 마음 닮아야 마음에 행복이 깃들 수 있다 이런 생각 드누만요